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시절이라 간식으로 별로 먹을 만 한 것이 없었다. 농심은 1970년대 초부터 과자류 스낵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과자 재료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옥수수의 단맛과 새우의 짭잘한 맛을 놓고 고민하다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여 단맛 보다는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다 결론을 내렸다.
농심은 전통 간식거리인 뻥튀기에서 착안하여 새우와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새우맛 과자 개발에 들어갔다. 제품 개발을 위해 당시 회사 규모에 비해 많은 재료를 사용했다. 밀가루를 튀기는 온도가 절절하지 않아 번번이 태우는 잘못을 범해 많은 양의 밀가루가 쓰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 양이 무려 4.5톤 트럭 80대 분이다. 새우맛 과자의 혁명은 물량 뿐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도 이루어졌다.
일반적으로 과자를 만들 때 기름에 튀겨 내지만 새우깡의 경우 가열된 소금의 열을 이용해 튀겨내는 파칭(Parching) 법을 창안해 새우 함량에 따른 최적의 맛과 조직감을 창출해 냈다. 특히 일반 파칭과 달리 식물성 기름인 팜유를 뿌려준 상태에서 파칭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을 만들어냈다.
농심은 새우맛 과자의 이름을 ‘새우깡’으로 붙였다. 새우깡이라는 브랜드명은 신춘호 농심 회장이 자신의 어린 딸을 보고 생각해냈다. 신춘호 회장은 자신의 딸이 ‘아리랑’을 ‘아리깡, 아리깡’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보고 어린이들이 ‘깡’이라는 발음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새우’와 ‘깡’을 결합해 새우깡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렇게 탄생한 새우깡은 출시 첫해인 1971년 겨우 20만 박스를 판매하는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 새우깡 맛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이듬해에는 20배가 넘는 400만 박스 이상이 팔렸다. 새우깡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공급 부족 현상이 초래 되었고 일부 도매상에서는 새우깡의 갖고 횡포를 누리는 사례까지 발생하게 된다.
1972년 경향신문 사회면에는 ‘도매시장에서 1상자에 1,200원 하던 새우깡이 공급 부족으로 1,300원에 거래 되고 있으며 그나마 농심라면을 3박스를 선 구매해야 새우깡 1 상자를 구매할 수 있다’라는 고발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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