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겨울 온 나라가 얼어 붙었다. 사상 유례 없는 자연적인 겨울 한파가 온 것이 아니었고 언제나 잘 굴러 갈 것 같은 한국의 경제가 더 이상 스스로의 힘으로 지탱 할 수 없어 국제 사회에 손을 내민 것이었다. 동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외환위기 우리 국민들은 IMF 사태로 이일을 기억한다. 외환위기는 단지 금융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금융은 사람으로 말하자면 혈맥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피가 멈추거나 잘못 흐르면 큰 문제가 나듯 온 나라가 기존의 질서와 방법과는 다른 아주 새로운 길로 가게 되었다.
그해 겨울을 시작으로 구조조정, 공적자금, 부채비율, 흑자도산, 실업, 마이너스 성장, 양복입고 등산가는 40대 남성들, 학비가 없어 휴학하는 대학생등 신문 지상에는 온통 암울만 소식만 가득했다.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 건국이래 처음으로 수평적인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나라는 외환위기로 어려움 가운데에 있었지만 남북 관계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었다.
1998년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 김대중은 취임사에서 남북의 화해협력을 이야기한 이후 이른바 햇볕 정책이라 불리는 대북포용정책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남북관계는 서서히 얼음이 녹듯 해빙(解氷)을 하기 시작한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고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이후 이산가족상봉, 개성공단 건설등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아닌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이를 신(新)남북시대라 표현하며 민족이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화해와 협력의 상생의 시대를 열었다는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사회는 일종의 북한특수를 누렸다. 과거 학생 운동권에서나 있었던 북한 바로 알기운동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일어났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앞 다투어 ‘북한강좌’, ‘통일아카데미’등을 개설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투와 패션 스타일을 따라하는 일명 김정일 신드롬도 일어났다.
이재(理財)에 밝은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대북사업을 위한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한 탈북자는 ‘이제 벤처는 평양이다’라는 책을 출간 당시 한국 사회를 강타했던 벤처 열품을 남북관계와 엮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는데에 우리는 유독 정치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집중해 왔다. 남북의 상이한 이념과 정치체제 때문에 그렇겠지만 분단의 상황을 새롭게 해석하고 도전하고자 했던 이들이 가졌던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는 그리 넉넉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1998년 이후 사람들은 김대중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남북문제들을 봐왔다. 물론 정치인들이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인들만 노력한 한 것은 아니라 기업가정신을 갖고 끊임없이 많은 이들이 있다.
분단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가장 대표적인 두 사람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공교롭게 이 두 사람은 햇볕정책의 시작되던 1998년에 기업가정신으로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상황으로 나가려고 했다. 이들은 바로 소떼를 몰고 방북한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주와 영화 쉬리로 분단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강제규 감독이다. 이들은 기업가 정신으로 분단 상황에 끊임 없이 질문하고 계획하고 실천에 옮긴이들이다. 한 사람은 기업인으로 산업의 현장에서 다른 한사람은 예술인으로 문화의 현장에서 말이다.
기업가란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로부터 현재 경영하고 있는 유형의 기업을 창업한 사람을 말한다. 기업가는 창업하는 과정에서 위험과 모든 위험을 감수하면서 창의적으로 일을 한다. 기업가가 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이란 기존의 것과는 다르며 이전 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종래의 가치를 변화 시키는 것을 말한다. 창의성과 혁신과 연계시키면서 말이다.
-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 소떼
- 강제규의 기업가 정신... 쉬리
기업가정신으로 창의와 혁신을 통해 소떼 사건이 일어나고 쉬리가 만들어 진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이들의 열정과 개척정신은 두고 두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회자 되겠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와 정신이 요구된다.
정주영 회장이 보여 주었던 방식은 과거 선단식 경영의 한국 재벌 시스템에서나 가능했던 일이고 오늘날 같은 기업지배구조 시스템에서는 같은 방법으로 적용 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강제규 감독이 새로 쓴 분단 영화 장르로 최근 몇 년동안 관객들로부터 그리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분단영화 자체가 전쟁 아니면 희극적인 분위기로 접근한 남북 문화차이, 최루성 동포애 유발의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한 가치과 스피릿을 가지고 접근을 해야 할까?
글로벌 시대 새로운 가치가 창조되는 시대를 한번 유심히 살펴보면 우리가 적용해야 부분들을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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