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는 문배주라 불리는 전통주가 있었다. 원래 문배주는 평안도산 찰수수와 메조로 술밥을 만들고 대동강변의 석회암층에서 솟아나는 ‘주암산 샘물’로 빚어 평양 감흥리의 고령토로 구워낸 술병에 담아 마셔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문배주’란 이름은 마시면 입속에 도는 향이 은은한 문배 꽃내음과 비슷하다는 데서 얻었다.
문배주는 평양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6.25 전쟁중 월남한 문배주 제조 기술자 이경찬씨가 남한에서 그 맥을 계속 이어나가 지금은 후손이 4대째 문배주를 만들고 있다. 평양 근교에서 집안 대대로 문배주를 만들어오던 전통은 4대째 이어져 온다. 이경찬씨가 빚어온 문배주는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6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상품화된 것은 1990년에 이르러서였다.
1990년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을 때 북한 대표들에게 문배주는 큰 인기를 끌었고 ‘통일술’이란 애칭을 얻었다. 그 후 청와대의 각종 만찬이나 파티에서도 이 술을 건배용으로 썼다. 문배주가 한국을 대표하는 의전주로 위치를 굳힌 셈이다. 고르바초프. 옐친 전 러시아대통령, 미야자와 전 일본총리는 문배주의 맛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만찬때 ‘고향이 평양인 서울에서 제조한 문배주’를 건배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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