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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사회적기업(SE)

사회책임투자와 존 웨슬리

젊은 성직자, 사회개혁을 꿈꾸다

기독교 교파 가운데 하나인 감리교를 창립한 존 웨슬리는 1703년 영국에서 성공회 신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웨슬리의 활동은 복음 전도를 통한 인간 영혼의 구원과, 인간의 마음과 사회생활을 개혁하는 성결 운동,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박애 운동 이 세 가지 일에 집중되었다. 웨슬리는 당시의 귀족과 관료 중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 그리고 도덕적이지 못한 경제 윤리와 향락을 추구하는 자본가들의 죄악을 비판하고 이들의 반성을 촉구하였으며, 노예 제도폐지와 감옥 개선운동, 빈민구제, 의료봉사, 교육 등 실질적인 사회 개혁을 시도했다.

활동 초기의 감리교도들은 대부분 가난한 노동자 계급에 속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재물을 축적한 신도들이 늘어났다. 존 웨슬리는 물질적인 부유함이 영적 생활에 해로울 수 있음을 간파했다. 그래서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신앙과 인생에서의 중대한 문제로 보았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든 신도들에게 엄격하게 가르쳤다.

웨슬리의 설교에 나타난 돈과 재물의 원칙은 네 가지다.

첫째로, 모든 것은 신(神)께 속한 것이다.
둘째로, 우리에게 주어진 재물은 신(神)의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셋째로, 재물은 우리의 가족을 포함하여 이웃의 필요를 위해서 공급되어야 한다.
넷째로, 사치와 낭비는 신(神)의 것을 도적질하는 죄악이다.

“돈의 사용법(The Use of Money)”은 가장 유명한 설교 중 하나가 되었다.

첫째로, 가능한 한 많이 벌어라(Gain all as you can), 다만 정직하게 자신의 건강이나 남에게 해가 되지 않으며 자연환경에도 해가 되지 않는 방법으로 벌어야 한다.

둘째로, 가능한 한 많이 저축하라(Save all as you can). 자신과 가족의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을 위해서 사용하고 나머지를 헛된 일에 낭비하지 말고 다 저축해야 한다.

셋째로, 가능한 한 많이 주어라(Give all as you can). 자신과 가족의 생활필수품과 편의를 위한 제품을 위해서 적절하게 지출하고 나머지는 신(神)과 이웃을 위해서 다 주어야 한다.

그는 사랑으로 이웃에게 많이 베푸는 것이 곧 신(神)께 많이 드리는 것이며, 많이 벌고 저축을 많이 하는 것도 이웃에게 많이 주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남을 배려 할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해야 할 경제생활은 가능한 한 많이 주는 생활이어야 함과 동시에 일체의 낭비도 없이 신(神)과 이웃을 위하여 전부를 사용하는 생활이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웨슬리의 후예들, 꿈을 향해 전진하다.

많은 사람들이 존 웨슬리가 이야기한 경제사상을 실천에 옮겼다. 그의 경제사상은 종교를 넘어서 일반 사람들에게도 유명해졌고, 그의 영향을 받아 영국과 미국,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사회개혁운동이 일어났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가 자본 활동의 중심인 주주의 이익을 옹호하는 주주 자본주의 구조를 갖고 있는 것에서 착안하여 웨슬리의 후예들은 윤리 개념을 주식 투자에도 도입했다. 영국과 미국의 감리교도들이 사회책임투자의 깃발을 든 것이다.

1920년대 영국과 미국의 감리교도들을 중심으로 기독교 신앙에 반하거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주식 주류, 담배, 도박 등 이른바 ‘죄악 주식(Sin Stock)’에 투자를 하지 않는 캠페인이 전개되었고 1971년 미국에서 루터 타이슨과 잭 코벳에 의해 팍스월드펀드(PAX World Fund)가 설립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처음으로 시작 되었다.

당시 이 펀드는 미국이 베트남과 전쟁을 벌일 때 이 전쟁에서 이득을 취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헌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펀드의 투자전략은 군수산업, 담배산업, 도박산업 등 감리교의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기업 등을 투자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긍정적이고 윤리기준을 적용하여 기업의 수익을 내며, 사회, 환경문제 등을 고려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상품, 서비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감리교도들에 의해서 시작된 사회책임투자는 이후 미국 장로교의 뉴코브넌트 펀드 (New Covenant Fund), 퀘이커교의 티모시플랜(Timothy Plan), 영국 성공회의 청지기펀드 등 기독교 단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270여 년 전 뜨거운 마음으로 사회개혁을 외친 한 사람의 열정과 치열한 삶의 현실 속에서 형성된 경제윤리가 그의 후예들에 의해서 ‘사회책임투자’라는 귀한 열매를 맺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