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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코즈(공익) 마케팅

코즈마케팅 트렌드 9. <글로벌 시장의 개척>

 

새로운 시장 BRIC's

언제부터인가 BRIC's 단어가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BRIC's 란 2000년대를 전후해 빠른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경제 4국을 일컫는다. 2003년 미국의 증권회사인 골드먼삭스그룹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인도(India)·중국(China)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4개국은 1990년대 말부터 빠른 성장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신흥경제국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2030년 무렵이면 이들이 세계 최대의 경제권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릭스 4개국은 공통적으로 거대한 영토와 인구, 풍부한 지하자원 등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을 갖추고 있다. 4개국을 합치면 세계 인구의 40%가 훨씬 넘는 27억 명(중국 13억, 인도 11억, 브라질 1억 7000만, 러시아 1억 5000만)이나 된다. 따라서 막대한 내수시장이 형성될 수 있고, 노동력 역시 막강하다.

실제로도 브릭스 4개국은 2000년 이후 수요와 구매력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와 수출 호조로 인해 높은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1990년대 이래 해마다 7~10%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을 계속해 왔다. 인도 역시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때문에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브릭스 4개국의 막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 시장과 코즈 마케팅

그렇다면 브릭스를 비롯한 주요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우리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할까? 2008년 삼성경제연구소에 발행한 ‘신 소비시장으로서 신흥 8개국 특성과 기업의 대응전략’ 보고서는 신흥시장의 소비 특성, 유통 인프라 등을 고려하여 신 소비계층을 공략하기 위한 5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동시에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중저가 브랜드를 개발하라는 것. 둘째,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면서 각 국가별 사회·경제·문화의 차이를 고려하여 제품 및 서비스의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금융 상품과 연계 등 부족한 구매력을 보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과 넷째, 취약한 마케팅 인프라와 브랜드 인지도 극복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와 협력을 통한 공익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 소비계층의 젊은 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 뉴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이 바로 취약한 마케팅 인프라와 브랜드 인지도 극복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와 협력을 통한 코즈 마케팅이다. 신흥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생필품 이외의 제품을 소비하고 사용한 경험이 적은 빈곤층이나 저소득층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제품의 기능이나 장점을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것보다 제품을 실생활에서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문맹률이 높기 때문에 문자형태의 홍보보다는 대면 교육을 통해 홍보활동을 펼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또한 다양한 기부활동을 전개하여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로레알, 비오템 등은 유니세프 중국지사에 일부 제품 판매의 수익금을 기부하며, 스타벅스는 150만 달러를 상대적으로 빈곤한 중국의 서부지역 교사 양성을 위해 기탁하거나 컴퓨터와 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인도에 설립한 위생용품 기업 ‘힌두스탄 레버’는 제품의 기능보다 건강 및 위생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강조하여 위생용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하여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 또한 민간 파트너십 및 지역학교와 연계한 교육 캠페인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해외 코즈 마케팅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KT는 베트남,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도미니카, 몽골 등 정보화에 뒤떨어진 국가의 정보화를 지원하기 위해 사내 유휴 중고 PC를 수리해 지원하는 등 IT강국의 이미지 강화를 위해 국제 공익사업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2007년 중국에서 외자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베이징 영향력 10대 기업’으로 선정됐다. ‘베이징 영향력 10대 기업’은 지역 경제와 시민 생활에 긍정적 영향력을 준 10개 대표 기업에 주는 상으로, LG전자가 그동안 ‘아이 러브 차이나’ 등 꾸준히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펼친 것이 시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우리기업들의 해외 코즈마케팅이 신흥국가에서만 진행 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에서도 적극적인 공익 마케팅이 진행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독일에서 독일 기념물 보존재단이 2차 세계 대전 등을 거치며 훼손된 문화재를 복원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이번 사업을 후원하면서, 문화재와 초대형 브랜드 광고를 접목시킨 신개념의 공익마케팅을 전개했다. 독일 최대 도시인 베를린의 샤를로텐부르거 관문(Charlottenburg Gate)과 프랑크푸르트 돔(Dom) 성당 등의 문화재 복원 현장을 복원작업이 끝날 때까지 초대형 광고로 덮어 `명소'를 활용한 광고 효과와 함께 독일의 역사 및 문화에 기여한 `공익'이미지를 독일인들에게 확산시켰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개발도상국에서의 코즈마케팅이 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유형이라면 선진국에서의 공익마케팅을 기업 이미지 마케팅의 형태를 취한다. 우리 기업들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1930년 미국 경제 대공황 시절 무상으로 대량 공급했던 ‘시리얼’이 대공황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로 자리 잡게 되고 공익사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사회적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