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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코즈(공익) 마케팅

코즈마케팅 트렌드 7. <전략적 CSR의 도입>

  


‘고마운 손’을 만든 고마운 사람들

경기도 부천시 삼정동에 위치한 핸드백 회사 ‘고마운 손’은 조금 특별한 회사다. 고마운손은 공장에서 자체 생산하는 가방과 지갑, 핸드백 등을 패션전문업체인 ‘쌈지’와 'MCM'등에 OEM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이것만 보면 여타 제조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고마운손은 조금 특별하게 설립되었다.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 SK에너지, 열매나눔재단이 공동으로 설립을 이 회사는 북한 이탈주민, 장애인, 고령자 등 다양한 사회취약계층이 한 자리에 모여 일하고 있다. 한마디도 열심히 살고자 하는 꿈은 있지만 여러 가지 제약 조건으로 인해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주는 회사다. 흔히 말하는 사회적 기업의 하나다.

고마운손이 설립되고 운영되는 구조를 보면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사회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의 단면을 볼 수 있다. 먼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사회문제인 사회 양극화, 그중에서도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문제를 갖고 정부, 기업, 민간재단이 머리를 맞대고 이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회사의 설립을 지원했다. 자본금 출연하고 행정적인 지원하고 회사 경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SK에너지가 고마운손을 설립 지원하면서 보여준 사회공헌 방식은 전문 용어로 투자적 사회공헌이라고 한다. 기업이 순수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뛰어넘어 사회공헌활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영 효과를 고려하여 투자를 하는 것이다.



 

공급사슬관리와 전략적 CSR

고마운손의 주요 고객인 쌈지와 MCM은 사회적 기업으로 부터의 공급망을 확보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기업으로 부터의 의미 있는 구매를 실천하게 되었다. 쌈지와 MCM의 고마운손 제품 구매는 전체 공급사슬(Supply Chain)에 의한 사회공헌 사업이라 볼수 있다. 공급사슬이란 '최종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기업간 활동의 조직적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부품이나 원자재 단계에서 출발하여 제조업자, 유통업자의 단계를 거쳐 최종소비자에게로 흘러간다. 그러나 부품이나 원자재 공급업체와 제조업자 그리고 최종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흐름이 항상 매끄러울 수는 없다. 상품은 날개 돋친 듯이 팔리는데 부품조달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재고는 쌓이는 데 판매활동이 여의치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부품업체와 소비자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기업처럼 통합할 수만 있다면 기업경쟁력제고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선진기업들은 공급사슬관리를 통해 대기업과 협력 업체간 상생협력을 강화하여 초우량 기업으로 동반성장함으로써 경쟁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SK에너지가 전략적 사회공헌 차원에서 고마운손 설립을 지원하고 쌈지와 MCM에서 고마운손을 적극적으로 공급망으로 활용하는 것은 공급사슬의 경쟁력 강화, 고용 구조의 개선, 나아가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한 사회통합에서 기여 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전략적 CSR을 고민하는 기업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사회의 기대가 커지면서 기업이 이를 수행하는 방식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약 1조9000억원의 기부금을 지출해 기업별 평균 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미국의 0.17%, 일본의 0.08%보다도 많은 0.22%의 기부금 규모다. 여기에 기업이 출연한 재단의 활동까지 포함하면 예산 규모는 2조원이 넘는다.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전경련 조사를 분야별로 보면 교육·학교·학술연구(46.4%), 사회복지(22.3%), 문화예술 및 체육(8.4%), 의료보건(2.1%), 응급 및 재난구호(2%), 국제구호(1.1%), 농촌 지원(1.1%)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업운영 형태도 단순한 현금 지원이나 기부에서부터 자원봉사, 현물 지원 그리고 인프라 및 설비 지원까지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의 지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윈․윈 전략으로서의 사회공헌활동 현황과 시사점>보고서에는 다다익선 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며 기업의 경영 노하우, 기술력, 인력 등 기업이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적절한 사회공헌 활동을 매치시키는 전략적 기업의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 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인프라와 추진 부서 확보, 기업의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 개발, 기업과 NGO의 파트너십 연계강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법, 제도 마련 등을 지적하고 있다.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 마이클 포터 교수는 2006년 12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Strategy & Society에 따르면 기존에 알려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기업과 사회를 ‘긴장’ 관계로만 해석한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성공과 사회공헌은 약육강식의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기업과 사회 간의 긴장을 강조하다 보면 어떤 의무감에 치우쳐 주변의 눈치만 보고 어쩔 수없이 하게 되는 ‘반응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그치게 된다.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해, 혹은 기업 활동으로 인한 역효과를 완화하기 위해서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투자하는 것이 반응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예로 볼 수 있다.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반응적 CSR 위주였다면 최근의 추세는 CSR을 통해 혁신과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의 ‘상호연관성’에 주목해야 한다. 걸려있는 명분이 얼마나 가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공유 가치(shared value)’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제는 단순 방어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 ‘전략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로 나아가야 할 때다. 전략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이렇게 착한 회사를 만들거나 해로운 영향을 완화시키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공유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한 열쇠가 바로 전략적 (CS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