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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코즈(공익) 마케팅

코즈마케팅 트렌드 8. <프로보노 재능기부>

 


현대카드, 디자인을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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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앞 대중교통 환승센터의 버스 승차대는 뻔한 모양의 다른 버스정류과는 감각이 확연히 다르다. 승차대 첨단 IT(정보통신) 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 편의를 극대화하고 버스승차대가 장소기반 미디어로 재탄생하도록 디자인되었다는 점이다. 모든면을 파워클래스와 천연수지로 구성해 편안한 시야를 확보하도록 해주었고 LED를 벽안에 넣고 투명한 영상이미지를 발하게 했고 각종 미이어 아트와 날씨, 뉴스, 도시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정보 서비스도 제공 되었다. 한마디로 버스 정류장이 버스를 기다리는 장소에서 벗어나 문화를 즐기고 정보를 얻는 장소로 탈바꿈 되었다. 사람들은 예술 공간으로 이곳을 버스 정류장이라 부르지 않고 버스를 기다리며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쉼터라는 뜻인 아트쉘터 (Art Shelter)라고 부르고 있다.

버스 정류장의 신개념을 연 아트쉘터는 누가 만들었을까? 일반적인 상식으로 치자면 당연히 서울시청의 교통 담당 부서라고 생각하기 쉽다. 교통 관련시설이 공공재이다 보니 공공기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역 앞 아트쉘터는 특정 기업의 디자인 기부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특정 기업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카드업계에서 디자인경영을 가장 잘 하고 있는 곳으로 이름이 나있다. 국내 처음으로 회사의 고유서체인 ‘YouandI’체를 만들어 썼고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에 의뢰해 디자인한 블랙카드와 한쪽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프리폼 카드등 디자인에만 남들이 보면 간단한 카드 디자인에만 수억원 이상을 예산을 썼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현대카드 하면 디자인 경영이라는 이미지가 확립 되었다. 서울역 앞 아트쉘터는 현대카드기 자사의 최대 강점인 디자인을 활용해 창의와 혁신적인 방법으로 코즈 마케팅을 한 사례다.


이제는 재능기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기부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었다. 하지만 '노블리스 오블리주' 개념이 주목 받으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은 더 이상 일방적인 선행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로 여겨지게 됐다. 이와 관련,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개념이 '재능 기부'다. 재능 기부란 개인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핵심역량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방식을 일컫는다.

전 세계적으로 재능기부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그룹이 바로 미국의 변호사들이다. 미국 변호사들은 연 50시간 이상 공익활동을 하도록 돼 있다. 미국 변호사협회가 1993년 정한 지침이다. 변호사 50인 이상의 로펌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연 60~100시간(연간 비용청구 시간의 3~5%)을 공익활동에 써야 한다. 로펌은 개인변호사와 달리 고객의 대부분이 기업이기 때문에 사회 · 경제적 약자를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게 이유다. 봉사활동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미국 변호사는 4만5000명 정도 된다. 변호사를 쓸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무료변론이나 법률 서비스를 해주는 경우가 가장 많다. 금융 및 부동산 사기,의료 사고 등을 대신 처리해주고 유색인종을 위한 차별 철폐,약자들의 인권 보호 등에 앞장서기도 한다. 미국 변호사협회는 매년 로펌의 공익활동에 순위를 매겨 발표하고 있다. 50대 로펌의 대부분이 봉사활동 순위 50위와 겹친다고 한다. 봉사를 많이 할 수록 사회적 인식도 좋아져 더 많은 사건을 수임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식이나 기술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프로보노(pro bono)'라고 한다. 라틴어 'pro bono publico'의 줄임말로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을 가졌다. 일종의 재능 기부다. 당초엔 주로 변호사들의 법률 서비스를 의미했으나 요즘엔 의료 세무 회계 마케팅 등 여러분야의 공익활동을 통칭하는 의미로 쓰인다.


기업들도 전문성을 기부한다.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가 재능기부의 서막을 열었다면 기업들은 그 기부영역과 혜택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전 기부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며 일회에 그치기 쉬운 반면 재능 기부는 해당 기업의 지식ㆍ전문성을 발현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기부형태다. 기업이 보유한 업무 노하우와 인적 인프라가 활용되는 만큼 비용부담도 적어 기부의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새로운 영역이 창출되고 있다.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보탬이 된다는 인식에 따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 직원들의 프노보노를 가장 독력하고 있는 곳은 SK그룹이다. SK는 전문자원봉사단 ‘SK프로보노’를 정식 출범했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자발적인 참여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전문봉사단이 꾸려진 것은 SK가 처음이다. 'SK 프로보노'는 일반적으로 노력봉사 위주였던 종전 자원봉사단과는 달리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 자격을 갖추고 있는 SK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재능기부 활동에 참여, 사회적 기업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성격의 봉사단에 해외 경영학석사(MBA), 변호사, 회계사 등 회사내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SK 그룹에서는 사회적 기업과 NGO에 법률 자문, 세무 상담, 판매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및 NGO등의 단체가 자립·성장할 수 있도록 SK의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법률, 재무, 마케팅, 정보기술 분야의 컨설팅은 물론 요리, 소믈리에, 사진촬영 등 특화된 전문 분야에서도 사회적 기업 및 NGO를 지원하고 있다.

SK 이외에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의 프로보노 활동이 적극적이다.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은 계층이나 지역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데 전문성 기부 활동의 초점을 맞춘다. LG전자 직원들로 구성된 ‘LG 정보나래 요원단’ 장애인들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각종 정보화 지원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KT 'IT 봉사단‘은 농어촌 지역의 정보격차를 위해 직원들을 전문성을 활용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프로보노는 기부가 중심인 기존 사회공헌보다 한 단계 진화한 코즈 마케팅의 모델이다. 수혜자들의 입장에서는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업들도 사내에 축적된 역량을 활용, 사회공헌 활동에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지속 가능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도 프로보노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참가하는 프로보노들 한사람이 한사람이 직접간적으로 기업브랜드이며 영업 사원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게 기여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