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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코즈(공익) 마케팅

코즈마케팅 트렌드 4. <윤리적 소비자의 등장>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 제품 홈쇼핑

2009년 10월 14일 ‘아름다운가게’의 공정무역커피 브랜드 ‘아름다운커피’가 공정무역제품 최초로 홈쇼핑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해 방송시간 30분 만에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아름다운커피는 네팔, 페루, 우간다 등지의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여 거래하는 공정무역 커피다.

이날 저개발국 커피 생산자들에게 자유무역거래가의 3∼4배의 가격을 지불하여 생산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아름다운 커피의 판매액이 총 8500만원에 달했다. 현대 홈쇼핑이 방송 시간과 제작비를 부담해줬고 한국도자기에서도 커피와 함께 제공된 머그컵 세트를 기부하고 장애우들이 만든 위캔 쿠키가 협찬하는 등 등 여러 기업이 공정무역 운동에 동참했다.

인기 상품인 티백형 원두커피(30개입) 3종 1세트와 3종 2세트를 선보인 아름다운커피는 공정무역제품 최초의 단독 홈쇼핑 방송이라는 점과, 홈쇼핑에서 보기 힘든 원두커피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방송 시작과 함께 높은 판매율을 기록해 ‘착한 소비자’들의 힘을 보여줬다. 공정무역도 소비시장에서 주류 상품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윤리적 소비

이러한 공정무역 제품 구매하는 것을 좀더 전문적인 단어로 ‘윤리적 소비’라고 한다. 윤리적 소비란 사람과 동물, 환경,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고 만들어 낸 물건을 적극적으로 사서 쓰는 것을 말한다. 한겨레경제연구소에서는 한국에서의 윤리적 소비를 크게 건강, 환경, 사회의 세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선 건강은 ‘웰빙’ 소비 트렌드가 속하는 영역이다. 당장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근시안적 소비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자신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해야 한다는 흐름이다.

환경 영역에는 저탄소·저에너지 제품 사용, 재활용 제품 사용, 동물보호 제품 소비 등 친환경 소비가 속한다. 나의 건강뿐 아니라 자연환경 전체의 건강을 생각하며 소비 의사 결정을 내리는 흐름이다. 사회 영역에는 공정무역 등 인권이나 노동 문제를 고려한 소비가 포함된다. 나의 ‘웰빙’뿐 아니라 이웃의 ‘웰빙’까지 생각하며 소비하는 흐름이다.

한국에서 윤리적 소비는 처음 건강 영역에서 제기되었지만, 이미 환경 영역으로 확산되었으며, 최근 사회 영역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나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소비하는 ‘웰빙’에서,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로, 그리고 최근 제3세계 생산자에게 제대로 된 가격을 주고 커피나 초콜릿 등을 수입하는 ‘공정무역’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2008년 ‘경쟁의 새 규칙 형성’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러한 ‘윤리적 소비자’의 성장을 전망했다. ‘윤리적 소비자’는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몇 번 이상 따져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로 정의됐다.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합리적 소비의 패턴이 환경 보호와 사회 발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배려하는 ‘윤리적 소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즉, 윤리적 소비는 새로운 트렌드 이면서 하나의 시장영역이 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면 기업은 변한다.

‘윤리적 소비’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때 기업을 비롯한 일반 사람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시큰둥 했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소비면 소비지 윤리적 소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가 돌아오는 대답이었다. 소비자는 가격과 품질만 좋으면 구매한다는 기존의 ‘소비자관’을 갖고 있던 기업들에게 윤리적 소비는 그저 한적한 곳에서 외치는 철없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모르는 행동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물건을 구매하는 기준이 가격과 품질에서 한 자국 더 나아가 제품의 생산과정의 윤리성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커피 한잔, 초코렛 한조각, 세제 한방울, 축구공 한 개, 청바지 한 벌에 담긴 윤리적 의미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윤리적인 제품을 구매하고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회사의 제품을 불매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나이키의 생산공정에서 어린이 노동력 착취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나이키와 스타벅스도 소비자들의 뜻을 따라 제품의 생산공정을 돌아보고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자 기업들도 이에 적극 편승하여 윤리적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통 업체들의 변화다. 유통업체는 소비자들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업종이다. 유통업체에서도 친환경제품이나 공정무역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공정무역 제품의 경우 특정 매정이나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구입 가능하여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유통망이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통망이 확보가 되지 않아 소수의 매장에서 매니아층들만 구매를 해왔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참여로 유통의 경쟁력이 서서히 확보되어 가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에서는 이미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고 있고 2009년 가을 부터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아름다운 커피가 판매 되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는 ‘카페 에스티만 블렌드’라는 공정무역 커피로 만든 메뉴를 개발했고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같은 메뉴의 원두에도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직 서구 선진국에 비해 윤리적 소비자의 수도 제품두 판매율 낮지만 윤리적 소비자의 수는 점점 늘어 나고 있고 제품 또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윤리적 소비의 선순환

윤리적 소비자들의 증가는 기업들의 관련 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나면 늘어날수록 기업들은 더 윤리적 소비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선순환의 구조가 형성이 된다. 2009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8명(78.0%)은 사회공헌활동을 잘 이행하는 기업의 제품이 비싸도 구입할 의향이 있으며, 더욱이, 응답자의 78.0%가 ‘사회공헌활동 우수 기업의 제품이 비싸더라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해, 사회공헌활동이 실제 경영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 하고 있다. 또한 2008년 10월 아름다운가게에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도 69.6%가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의 기대와 욕구를 잘 알고 있는 기업이라면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