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제국 P&G
많은 소비자들은 P&G 라는 회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보리 비누, 비달사순 샴푸, 질레트 면도기, 위스퍼 생리대, 오랄비 칫솔, 크레스트 치약, 듀라셀 건전지, 팸퍼스 기저귀, 프링글 포테이토칩, 타이드 세제 등은 한 번씩 구매를 해 보았거나 적어도 브랜드 이름은 들어 봤을 것이다. 여기에 언급된 브랜드들은 다 P&G가 생산하고 판매하는 세계적인 생활용품들이다. P&G는 한 마디로 브랜드 제국이다. P&G 는 상품마다 독자적인 브랜드를 붙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이나 LG 같은 모기업 브랜드가 제품 브랜드가 되는 경우가 흔한데 P&G 의 경우 제품 마다 개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독자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을 House of Brand 라고 한다.
P&G는 세계 53개국에서 세제, 청정제, 섬유 연화제 등의 생활용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처음 시작은 여느 기업들처럼 소박하게 시작했다. 1837년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양초 제조공 윌리엄 프록터 (William Proctor)와 비누 제조공 제임스 갬블 (Jame Gmable)이 의기투합하여 사업을 시작했다. P&G 란 이름은 설립자들의 이름 이니셜을 따왔다.
P&G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879년 아이보리 비누를 출시한 이후 부터다. 아이보리는 사람들에게 비누도 물에 뜰 수 있다는 독특함을 선물했다. 이것을 판매촉진의 수단으로 간파한 P&G는 물에 뜨는 이 새로운 비누를 빨래는 물론 목욕에도 쓸 수 있다고 선전했으며 비누덩이에 홈을 넣어 두 쪽으로 쪼개기 쉽도록 했다. 그리고 이 제품이 ‘아이보리’라는 브랜드 네임을 붙였다. 아비보리란 브랜드명은 아멧 프록터가 구약성경 시편 45편의 한구절인 ‘왕의 모든 옷에서 몰약과 침향과 육계의 향기가 풍기며 상아(Ivory) 궁에서 들리는 현악은 왕을 즐겁게 하는 도다’를 읽던 중 상아(Ivory)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당시 평판이 높았던 유럽에서 수입된 고가의 다른 비누들과 비교하여 P&G사의 비누가 가장 불순물이 적다는 분석결과가 나오자 '순도 99.44%'라는 광고를 냈다. 순도가 높고 물에 뜨는 비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후 아이보리 비누는 130년이 지나도록 순수한 비누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아이보리에서 시작한 P&G는 이후로 세탁기 전용세제, 식기 세탁기 전용세제, 치약, 샴푸 등 물을 이용해 씻는 것과 연관된 생활용품을 개발하였으며 브랜드 확장의 힘을 보여 주었다.
하나를 사면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 One Pack One Vaccine
P&G 높은 브랜드의 위상만큼 물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P&G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깨끗하고 정화된 물을 마시게 하는 Children’s Safe Drinking Water다. ‘물’과 ‘보건위생’을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P&G는 오염된 물로 인해 하루 5,000여명씩 사망하는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는 기술인 ‘PUR’을 개발하기도 했다. P&G는 유니세프, 월드비젼 등의 국제구호기구에 이 기술을 제공하였으며 쓰나미(지진해일), 홍수와 허리케인 등의 재난 시에도 PUR로 인해 많은 피난민들의 질병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었다.
아기 기저귀로 유명한 P&G 계열의 팸퍼스는 저개발 국가의 어린들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인 코즈 마케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은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파상풍에 많이 걸린다. 보건환경이 비교적 좋은 나라의 아동들은 파상풍을 예방하거나 걸려도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저개발 국가의 아동들은 파상풍 때문에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고 있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파상풍을 주로 신생아들이 많이 걸린다. 매년 저개발 국가에서는 12만 8000명의 신생아와 3만명의 산모들이 파상품으로 목숨을 잃는다.
파상품 치료 백신 가격은 대략 7센트다. 유니세프와 팸퍼스는 2006년부터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기저귀 한 팩을 사면 백신 1인분을 기부하는 One pack ㅒne vaccine 캠페인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보통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사면 덤으로 하나를 더 주는 행사를 '원 플러스 원' 마케팅이라고 부르는데 이 프로그램은 팸퍼스를 구매하면 상품을 하나 더 주는 대신 특정 제품인 백신을 기부하는 새로운 개념의 '원 포 원' (1 for 1) 기부 마케팅을 시도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유니세프와 팸퍼스는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 아닌 특정 제품 하나를 사면 특정 약이 필요한 한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아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제품의 특성상 구매하는 주 소비층이 아이를 가진 20~30대 젊은이들로 지구촌 저개발 국가의 아이와 산모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데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원 팩 원 백신’의 혜택을 받는 저개발 국가의 신생아와 산모가 바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같은 관심을 가진 팸퍼스 제품의 주 소비층의 감성을 자극했다.
팸퍼스 기저귀를 구매하는 주부라면 ‘나의 팸퍼스 제품 하나의 구매가 나와 비슷한 저 산모, 나의 아이와 비슷한 저 아이를 파상풍에서 구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현재 ‘원팩 원백신’ 캠페인은 단일 브랜드가 행한 최대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기록되고 있다. 2008년 북미에서 진행된 ‘원팩 원백신’ 프로그램을 통해 총 4500만명 분의 파상풍 백신약이 산모와 신생아들에게 제공되었다. 바꿔 말하면 4500만개의 ‘원팩 원백신’ 캠페인 제품이 판매가 되었다. 팸퍼스는 경제적 이익 뿐 아니라 무형의 브랜드 가치도 같이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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