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대 사회주의 국가들과 대외 교역 등으로 근근이 나라 살림을 꾸려 나가던 북한은 설상가상으로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이 몰락하면서 졸지에 국제 사회에서 외톨이 신세가 된다.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기 전 북한은 소련 등으로부터 국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주의 진영이 사라지만서 ‘사회주의 우호 가격’이라는 그들만의 시장 거래가 사라지고, 구 사회주의권 나라들도 자본주의 질서 하에 국가 시장가격에 따라 원자재와 물품을 거래하게 된다. 사회주의 우호 가격 시스템의 붕괴는 북한 경제를 회생 불능의 상태로 빠져 들게 했다.
이미 석탄, 석유를 위주로 한 공업화를 통해 공업국에 들어선 북한의 입장에서는 석유와 석탄의 부족은 곧 비료, 철강, 시멘트, 곡물 등의 생산부족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산업 전반의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고난의 행군시기로 알려진 90년대 중반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20%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해질 정도였다. 원자재의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발생한 생산의 부진은 다시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수출상품의 생산 부족으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외화의 부족으로 이어져 석탄, 석유, 곡물 등의 원자재 난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촉발했다.
북한은 개방과 고립의 갈림길에서 결국 고립을 택하게 된다. 1980년대 말 소련과 동구권의 공산주의가 무너지자 북한은 ‘우리식 사회주의’을 주장하며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차별화를 선언한다. ‘우리식 사회주의’는 ‘조선민족의 사회주의’이고, 다른 국가와 다른 민족과는 다른 차원의 사회주의로 절대 외부 자본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속사정은 북한 주민들이 동요하고 결속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북한은 우리식 사회주의 내세웠지만 극심한 경제난으로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아사자(餓死者)와 탈북자가 급증하였다. 결국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지원을 받았고 서방 국가들의 중심이 된 국제기구와 국제단체의 지원을 거절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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