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 정치학 교수는 동서독 통일을 ‘서로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란 쌍둥이의 재회’라고 표현했다. 40년 동안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쌍둥이가 만나 어느 날 갑자기 하나의 가족임을 선언하고 한집에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독일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많았다. 통일 비용에 따른 경제적 문제와 정치적 통합은 이루어졌으나 화학적 융합을 이루지 못한 동서독 지역의 사회문화적 갈등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다. 통일의 과정과 통일 이후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독일은 그동안의 부담을 딛고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독일은 2003년 이후 슈뢰더 정부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로의 개혁으로 경제가 호전 되고 있으며, 동서독 지역 간의 생산력 격차도 다소 완만하기는 하나 계속 좁혀지고 있다. 아직도 동·서독 지역 간의 격차해소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독일 경제는 통일후유증에서 거의 벗어나 과거 서독 수준의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경제 위기가 닥칠 때 마다 독일의 대응이 어떤가가 최고의 관심사가 될 정도로 독일은 과거 서독이 누렸던 영화를 회복하고 있다.
독일 통일의 경험은 언젠가 도래할 남북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며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상황 및 환경과 독일의 그것은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동독체제의 통합 과정이 진행되었고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가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앞으로 우리의 환경과 조건에서는 어떠한 방식의 통합을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독일통일 사례는 통일의 성과, 발달상황 등 긍정적 측면보다 통일의 경제적 후유증, 동서독 주민의 내적 갈등 등 주로 부정적 측면을 중심으로 다뤄졌다. 이렇다 보니 “경제대국 독일도 통일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남북이 통일되고 나면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라는 우려를 자아내면서 독일 사례가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여러 가지 통일 후유증도 있지만, 통일 후 독일이 누리고 있는 통일편익은 여타 문제와 비교할 수 없는 큰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균형적인 시각으로 독일 통일 사례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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