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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통일시대를 살다

‘아침이슬’을 다시 듣게 되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한국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다양한 이야기와 논의를 할 수 있는 합법적 공간이 넓어지면서 그동안 억눌려 왔던 다양한 운동들이 분출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민운동 세력의 등장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각종 시국사건을 맡아 변론을 통해 민주화운동을 해온 인권변호사들이 19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변)’을 발족시켰으며, 1989년에는 서경석 목사를 중심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세상에 태어났다. 이후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만들어졌고 한국은 아시아에서 시민운동이 가장 역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6월 민주항쟁은 우리에게 한층 진일보된 표현의 자유를 가져다주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금지된 노래의 해금(解禁)이다. 양희은이 부른 ‘아침이슬’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전까지만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부를 수 없는 금지곡이었다. 특별히 금지가 될 사유가 없었지만 단지 가사 중 ‘태양’이란 표현에서 북한이 연상되고, 대학생들이 시위 중 애창한다고 해서 금지시켜 버렸다. 아침이슬과 같이 군사정권에 의해 불온 혹은 저속한 노래로 분류된 노래들이 1987년 6월을 기점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6월 민주항쟁은 새로운 것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외침이었다. 무엇보다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는 ‘대통령 직선제’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