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은 중국이 자랑하는 감독 장예모이가 제작하고, 배우 공리가 출연한 걸작이다. 이 영화는 중국 현대사의 굴곡이 한 가족의 시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영화 <인생>의 주된 시대적 배경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다. 영화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부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아젠(공리)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후우쿠이(갈우)는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노름에 빠져 있는 한량이다. 후우쿠이는 노름을 좋아해 재산을 날리고 파산하고 만다. 파산의 충격으로 후우쿠이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는 화병으로 자리에 눕게 된다. 이에 후우쿠이는 과거를 뉘우치고 성실한 노동자의 삶을 살게 된다. 어찌 보면 다소 꼬인 인생일 수도 있으나,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처럼, 후우쿠이는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한 덕분에 공산혁명 이후 무산계급의 일원으로 살아남게 된다.
공산혁명 이후에도 세상은 조용할 날이 없다. 그 여파는 후우쿠이와 지아젠이 사는 시골에 까지 미쳤다. 후우쿠이 아들은 당의 방침에 따라 철 생산 작업을 하다가 당 지역위원장의 차에 치여 죽게 된다. 10여 년 뒤 문화혁명 때는 해산하던 딸이 치료들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고 만다. 당시 병원의 의사들은 인민의 적으로 몰려 홍위병들의 강압에 의해 환자 진료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쿠우이와 지아젠 부부가 살았던 그 시간은 중국 역사에 있어 가장 격동적인 순간들이었다.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의 내전-공산혁명-대약진운동-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참 모질은 삶을 살았다. 도박 덕분에 혼란의 와중에서 살아남는 행운을 얻었지만 아들과 딸을 혼란의 틈 속에 잃은 아픔도 겪었다. 이런 혼란기 속에서 이들 가족은 행복해 하기도 했고, 슬퍼하기도 했다. 특히, 딸을 잃고 살아남은 손자와 밥을 먹고 있는 노부부의 모습은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영화 <인생>은 마지막 부분에서 관객들에게 ‘인생은 허무함 그 자체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1940~1960년대 격동기의 중국에 당신이 있었다면 이런 광기어린 현상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영화 <인생>은 거대한 역사 앞에 거부 할 수 없는 개인의 운명을 다루었다. 그리고 잘못된 길을 선택하고 국민을 사지로 내몰게 한 국가권력에 대한 비판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허무’를 이야기 하지만 ‘허무’는 결코 영화의 끝이 아니다. 끝은 바로 다시는 그런 허무함을 갖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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