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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리더십

또래와 기수를 넘어 영역별 ‘비전공동체’로 가는 길.

지난 1월 17일 (목), 저녁 통일한국에 비전을 갖고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는 한국리더십학교 내 동문 10여명이 모였다. 1기 졸업생에서 12기 재학생까지 나이와 전공을 뛰어 넘어 통일과 북한, 그리고 한국리더십학교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한국리더십학교와 함께 했던 12년의 시간이 눈에 아른 거렸다.


12년전인 2001년 한국리더십학교 1기 교육을 받을 때는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 거쳐 석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던 20대 후반의 미혼 청년이었다. 지금은 결혼도 했고 컨설팅 관련 업무를 하며 대학원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기독사회운동에도 관심이 많아 여러 단체들과 협력하며 일들을 해왔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제 40대의 문턱에 들어섰고 삶의 중압감속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하고 또는 하는 것은 통일한국과 한국리더십학교의 비전이다. 요즘 내가 한국리더십학교에 대한 갖고 있는 관심은 ‘한국리더십학교의 지속가능성’과 ‘사회변혁 (Social Innovation) 세력으로서의 한국리더십학교’이다.


한국리더십학교가 지속가능하고 사회변혁 세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졸업생을 중심으로 하는 영역별 비전중심의 공동체로 개편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한국사회가 혈연/지연/학연 같은 ‘정(情)’을 중시하는 사회라 기수, 또래, 출신학교 이런 1차적인 인간관계에 좀 민감하다. 우리 리더십학교도 대부분의 관계들이 이러한 틀 안에서 움직인다.


그동안 리더십학교 내에 영역별 비전중심 공동체에 대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기수별 또래별 모임 정도가 근근히 진행되고 있고 몇개의 프로젝트가 움직이고 있는 정도다.


물론 친근한 사람끼리 자주 만나서 교제하고 뜻을 함께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1차적인 인간관계 중심의 공동체의 특징은 일단 목적 보다는 '존재' 자체에 치우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고 구성원들의 우선순위 환경이 바뀌어 버리면 알게 모르게 한 두명씩 관심이 끊기고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교회청년부다. 대부분의 교회 청년부를 보면 기수, 또래, 학교별 모임으로 활기가 있다. 하지만 결혼, 취업, 진학 등의 문제로 한 두명씩 모임을 떠나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멤버들은 대부분 흩어진다. 어쩌다가 그냥 소식이 닿는 사람끼리 가끔 만나고 서로의 경조사 챙기고 모여도 옛날 함께 했던 시간들을 추억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한국리더십학교의 앞 기수 동문들은 대부분 지금 이런 과정중에 있다. 늦은 기수들도 아마 몇 년 후면 이런 상황에 직면할거란 생각이 든다. 관계 중심의 공동체에서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리더십학교는 1차적인 인간관계 형성을 목표로만 하는 공동체가 아니기에 이제는 여기에서 벗어나 영역별 비전 중심의 공동체 형성을 위해 다시금 노력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그동안 영역별 비전 중심의 공동체 형성을 위해 동문들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이러한 시도들이 잘 안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동문들에게 열정은 있었으나 나름의 전문성이 부족했던 것 같다. 최소한의 전문성을 가지려면 어느 정도의 경력과 학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리더십학교를 졸업한 20대 중후반의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좀 벅찼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리더십학교의 졸업동문 500여명중 박사과정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는 사람만 60여명에 육박한다. 그리고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전문성을 갖춘 동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영역별 비전 공동체 만들기를 다시금 시도해 볼 때도 된 것 같다.


일단 비전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연구/교육/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최소한의 재정적인 뒷받침도 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나름 해결책을 가질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헌신된 이들이 열정이 비전 공동체에 담겨져야 한다.


한국리더십학교와 교회청년부의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한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교회청년부는 젊은 시절 거쳐가는 곳이고 한국리더십학교는 비전을 같이 하는 평생 동역자 모임을 지향한다.’


우리 한국리더십학교는 하나님나라와 통일한국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다. 이제는 관계중심의 모임을 뛰어넘어 영역별 비전 중심의 공동체로 가는 수순을 밟았으면 좋겠다..


물론 함께했던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