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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리더십

찰스 콜슨을 추모하며...

지난 4월 21일 사망한 찰스 콜슨 (1931~2012) 미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사람중 하나다. 1973년까지의 그의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권력에 눈이 먼 음모의 달인’이었다. 뛰어난 정치 감각을 갖고 있던 찰스 콜슨은 미국 보스턴 출신으로 브라운대학과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을 졸업 하고 워싱턴 D.C 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닉슨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 발탁된다. 1972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콜슨은 닉슨의 재선을 돕기 위해 정치적 경쟁관계인 민주당의 전국위원회 본부가 있는 워터게이트 호텔 불법 도청 사건 (일명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주도했던 인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그는 "닉슨의 재선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 할머니라도 밟고 가겠다"고 말할 정도로 닉슨에게 충성을 다했으며, 닉슨 역시 콜슨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전적으로 의존할 정도였다.


하지만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의 실체가 만 천하에 드러나자 세상에 부러울 것 없이 보였던 그의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주군으로 모셨던 닉슨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 권좌에서 쫒겨나듯 물러나야 했고 콜슨 역시 감옥에 가야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자면 이제 그는 ‘탐욕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정치꾼’에 불과했다.


그러나 감옥은 콜슨에게 좌절과 허망함이 아닌 ‘거듭남’의 공간이었다. 콜슨은 감옥에서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읽고 회심을 하게 되고 신앙의 길을 걷게 된다. 이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반신반의(半信半疑)’ 였다. 분명 다른 속셈이 있을 것이란 의구심도 많았다. 콜슨은 출소 이후 묵묵히 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선교 활동을 했고 권력이 아닌 사랑의 실천을 최우선 가치에 두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전과 다른 그의 헌신된 활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 공로를 인정 받아 종교계 노벨상인 템플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자 2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찰스 콜슨은 지난 2001년 8월 윌로우크릭 리더십서밋에 스피커로 초청되어 수 많은 청중 앞에서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남은 인생을 보다 의미 있게 살겠다는 고백을 했다. 콜슨의 강의을 듣는 청중 가운데는 ‘한국리더십학교 1기생 42명’도 있었다. 강연 내내 온화한 표정으로 청중을 웃고 울리는 노신사의 모습을 보면서 1기생들은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리더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밤 리더십 서밋의 정리시간에는 단연 다이내믹했던 ‘찰스 콜슨’의 삶의 여정이 큰 화제 거리였다.


10년전 한국리더십학교 1기생들에게 도전을 주었던 찰스 콜슨은 이제 하늘을 부름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이름 앞에는 수 많은 미사여구가 붙어 있지만 아마도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전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 사람’으로 불려 지기를 원할 것이다.


1995년 찰스 콜슨이 지은 <백악관에서 감옥까지>의 서문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이 책은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 격동기의 정치,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대통령의 사임으로 결말이 난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 전의 이야기, 수세기 동안 반복되어 온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진리의 이야기, 소망의 이야기, 인간의 삶을 변화 시키는 예수그리스도의 능력에 대한 놀라운 복음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이 바로 그 복음과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