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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사회적기업(SE)

한국의 마이크로크레딧

우리나라에 마이크로크레딧이 처음으로 도입된 것은 10년이 채 안된다. 2000년 현재 한라다당 국회의원인 강명순 당시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가 시티은행의 주선으로 방글라데시 그라민 트러스트에서 교육을 받은 후 그라민은행에서 5만달러를 종자돈으로 대출받으면서 시작되었다. 이 종자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사회 각 분야의 협력을 받아 빈곤․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자활․자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는 ‘사회연대은행’ ’아름다운재단‘ ’열매나눔재단’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 ‘지역자활센터’ 등, 풀뿌리 민간영역으로 마이크로크레딧 활동이 확산 되고 있고 일시적인 수혜적 지원이 아닌, 빈곤․취약계층의 심리․정서적 자립과 함께 경제적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 하고 있다.

신나는 조합과 사회연대은행은 설립 초창기에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마이크로크레딧 모델을 도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방글라데시의 경제적 수준과 문화적 상황이 틀리기 때문에 방글라데시에 모델을 한국에 적용 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무하마드 유누스의 책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를 보면 바구니 만드는 여인에게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실시한 내용이 나온다. 바구니 만드는 여인이 그라민은행에서 돈을 빌려 바구니 재료를 사서 바구니를 만들고 시장에서 이를 팔아 이윤을 남기고 그 수익의 일부분을 그라민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머지는 다시 바구니 재료를 사고 바구니 생산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가 나온다. 바구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고 공급자들이 마이크로크레딧의 혜택을 받으면,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초적인 생필품의 수요가 있고 공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사례이고 한국과 같은 경제가 발전한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이미 기초 생필품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면이 크다. 마이크로크레딧을 받고 제품을 생산한다 해도 판로가 충분치 않다는 이야기다. 또한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과 경쟁을 해서 품질과 마케팅면에서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보장도 없다.

어쩌면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모델보다 미국에서 진행중인 액시온이나 사우스쇼어 뱅크 모델이 저 적합 할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하면 신용(credit)에 대한 개념이 좀 떨어진다. 미국은 크레디트가 오래전부터 사회의 일반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아서 경제생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용의 중요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신용에 대한 생각이 미국처럼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적합한 마이크로크레딧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