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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코즈(공익) 마케팅

청년 행동주의의 실천, 리복 청년인권상 (1988년)

리복하면...탤런트 이종원의 의자 넘어뜨리기


광고는 이미지다. 단 15초짜리 광고 하나만으로 톱스타가 연예인들이 있다. 바로 이것이 ‘이미지’의 힘이다. 1989년 ‘재즈댄스’와 ‘플래쉬댄스’ 등 춤을 통해 일탈을 꿈꾸던 젊은이들이 넘쳐나던 그때 역동적인 댄스를 추는 광고로 스타가 된 풋풋한 청년이 한명이 있었다.

지금은 중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종원이다. 파릇한 청년이었던 이종원은 탄탄한 몸매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의자위로 두발을 올린 상태에서 머리를 뒤로 젖히고 미끄러지는 한 장면으로 일약 스타로 태어난다. 이 장면은 바로 당시 큰 화제가 되었던 CF 리복이다. 의자에서 미끄러지는 장면을 흉내를 내느라 당시 남자 중고등학교 교실 의자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였다. 이 광고를 통해 얻은 역동적인 이미지는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배우 이종원의 이미지로 꼽힌다.

배우 이종원이 리복 광고에서 표현 하려 한 것은 젊은, 열정, 패기, 도전의 가치들이다. 이것은 광고주 리복이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동일한 것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스포츠웨어는 이러한 가치아래 성장하여 왔으며 젊음의 가치는 열정과 패기로 무한한 것을 가능하게 무엇이라는 메시지를 지금도 계속 보내고 있다.



Follower가 되기를 거부한 리복


1895년 영국 육상선수였던 조셉 포스터 (Joseph Foster)는 기존 런닝 슈즈 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신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스파이크(못)가 박힌 런닝 슈즈를 만들어 선수용 운동화 사업을 시작한다. 조셉의 스파이크 운동화는 많은 육상대회에서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내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세계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리복(Reebok)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리복(Reebok)은 1980년대 이전만 해도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웨어 업체였다. 1980년대 초, 대중적인 런닝 슈즈를 만들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는 했으나 이미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던 글로벌 강자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리복은 후발주자로서 기존 메이저 브랜드들을 따라가기 보다는 기능과 패션을 결합한 패션 운동화 시장이라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창조해냈다. 1982년 처음 도입한 에어로빅 슈즈 프리스타일(freestyle)은 부드럽고 잘 꺽이며 착용감이 편안한 신으로 경쟁사의 제품들 보다 매력적이었다. 여성을 타겟으로 한 최초의 운동화였던 프리스타일은 휘트니스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한다.

리복은 1990년대 이후에는 각종 스포츠 제품을 내놓고 유명 프로선수들과의 계약을 통해 스포츠 전문업체로 성장한다. 축구의 티에리 앙리, 농구의 앨런 아비서슨, 야오밍 등이 리복과 계약을 맺고 필드를 누볐다.

2002년에는 스포츠 브랜드를 뛰어 넘어 젊은층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이 되기 위해 젊은층을 위한 Rbk 브랜드를 내놓았다. 2006년 아디다스에 인수되었지만 아디다스와 리복은 개별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기아 자동차가 같은 회사이지만 현대와 기아로 각기 다른 브랜드로 운영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세계 스포츠 브랜드 2위의 아디다스와 3위 리복의 합병은 업계 1위인 나이키를 겨냥한 것이다. 아디다스는 전문적으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상대하고, 리복은 현재의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멀티코드로써 리포지셔닝 하면서 미래에 대한 포석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인권보호, 지금 즉시!’... Youth Activism의 시작


현재 세계의 스포츠 브랜드 시장은 나이키가 선도하고 있고 아디다스-리복이 그 뒤를 쫓는 양상이지만 리복을 나이키보다 못한 브랜드로 평가할 수는 없다. 리복은 나이키가 따라올 수 없는 나름의 고급스럽고 인간적인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8년 리복은 대중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자신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찾고 있던 중 국제 인권 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 (Amnesty International)의 세계인권 선언 40년 기념 “인권보호, 지금 즉시! 투어”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인권보호, 지금 즉시! 투어” 캠페인 참여를 결정하기 전 리복은 주 고객층인 18~34세 젊은층을 대상으로 국제사면위원회에 대한 인지도와 태도를 조사 하게 되는데 답변자의 60%이상이 우호적, 33%가 중립 혹은 무응답, 7%가 비우호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캠페인에 필요한 재정을 전액 후원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된다.

젊은층들에게 패기와 열정, 그리고 의미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리복은 이 캠페인에 적극 참여 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류의 권리와 발전을 위해 일하는 기업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를 위해 리복이 찾은 메시지는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옷을 마음대로 입을 수 있어야한다’는 철학적인 메시지 였다. 리복은 이 메시지의 모티브를 유엔인권헌장에서 얻었다. 인권 보호 캠페인을 후원하며 리복은 ‘인간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가 있으며 개인의 개성과 자아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광고에 인용했다. 인권보호 이슈와 젊은이들이 원하는 세계는 의외로 공통점이 많았다.

“인권보호, 지금 즉시! 투어”를 마치고 리복은 회사내에 'Human Rights Department'라는 아주 독특한 인권에 관한 부서를 설립한다. 그리고 매년 청년 인권활동가들에게 'Reebok Youth in Action Award'를 시상하며, 리복 인권 재단(Reebok Human Rights Foundation)을 설립하여 인권 수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08년에는 국제 사면위원회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동안 인권 관련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The Reebok Human Rights Summer Fellowship'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Reebok의 CEO인 Paul Fireman은 국제사면위원회 미국지부로부터 인권기업가상을 수상했다.

인권보호는 리복만의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고 리복은 자신의 고객층에 맞는 공익적 이슈를 선택하여 이를 공익 마케팅과 연계 시키며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다른 브랜드와는 뭔가 다른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심어 주었다. 인권 분야에 대한 리복의 지속가능한 관심과 투자는 열정, 패기, 정의로움의 리복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