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광화문 빌딩 8층, 통일과 나눔 재단 사무실의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얼굴은 빨간머리의 젊은 여인과 푸른 눈의 백인 청년이다. 주변을 살피다 보면 이들은 “어떻게 오셨어요?”라며 유창한 한국말로 먼저 말을 건넨다.
재단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통일을 준비하는 곳에서 젊은 외국인 청년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매우 의아하고 신기할 수밖에 없다.
네 명의 인턴들은 미국, 러시아, 홍콩,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모인, 성격도 외모도 생각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지만 많은 공통점들이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통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반도와 관련한 국제관계를 공부하는 대학원생이다.
또한 이들 모두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이미 외부에서 한국어를 제일 잘하는 외국학생들만 통일과 나눔 재단에서 인턴으로 선발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통일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만큼 여름방학인 두 달 동안 '통일과 나눔'의 인턴으로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온 네이트(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석사 1학기)는 영어강사로 한국에 처음 오게 되었다. 많은 외국인 강사가 그러하듯 네이트도 처음에는 한국어를 배울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수년전 조선일보를 포함한 다양한 신문들을 통해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 신문에서 사용하는 산문체를 사용해서 많은 웃음을 줬다고 한다.
크세니아(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4학기)는 러시아인으로 인턴 면접을 볼 때 맑시즘과 북한의 주체사상을 소상하게 비교 설명하여 면접관들을 놀라게 했다. 구내식당에서 다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도중에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아름다운 구절을 읊어주기도 하는 문학소녀이기도 한데, 천성이 학자여서 그런지 평소에 질문을 정말 많이 한다.
애명(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석사 2학기)은 재단의 공식 앵커이다. 얼마 전부터 YouTube에 포스팅하기 시작한 '통일과 나눔' 인턴 비디오의 VJ와 영상편집을 담당하는 ‘능력자’이다. 그녀는 홍콩에서 1년간 전문적으로 VJ를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재단을 홍보하고, 통일이슈에 관한 어젠다를 퍼뜨리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가장 먼나라 뉴질랜드에서 온 닉(서강대 국제대학원 석사 3학기)은 재단 직원들이 처음 인턴들을 만났을 때 가장 한국인처럼 느낀 인턴이다. 겉은 외국인이지만 그 안에서는 한국인만의 정서가 느껴지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며 매사에 진중하며 성실한 일꾼이다.
인턴들은 지난 4주간 다양한 경험을 하였고 현재 많은 일들을 진행시키는 중이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는 '한반도 통일시 주요 국가들의 시나리오 및 대응책 시뮬레이션'이다.
몇몇 국가를 지정하여 한국과 북한, 통일에 관한 각국의 주요 매체의 기사들과 그 정부의 공식 정책, 그리고 학술자료를 분석하여 한반도 통일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미리 예측해보는 것이다. 9주 안에 완성시켜야 하는 연구 프로젝트로는 방대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유의미한 결과보고서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인턴들의 주요 업무는 'YouTube 비디오'와 같이 통일과 탈북민,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통일나눔펀드 지원사업 단체들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Facebook 활동⦁SNS를 활용한 홍보활동 기획⦁재단 각종 문서 번역⦁통일관련 세미나 참석 및 결과발표⦁재단 행사 지원 등 재단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다양한 일들을 열심히 감당하고 있다.
일만 하며 지내는 것은 아니다. 네이트와 크세니아가 서로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아주 흥미롭다. "미국이 또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다", 또는 "스노우든을 돌려 달라" 등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농담으로 서로의 국가를 대변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구경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이야기를 한국어로 하니 그 재미는 배가 된다.
점심식사 후 인턴들은 직원들과 함께 매일 정동 한바퀴를 돌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를 통해 더욱 친밀하고 가족 같은 관계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그뿐 아니라 재단 어른들과 함께한 환영회 자리에서도 화려한 입담과 높은 주량으로 회식자리의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한마디로 이 네 명과 재단과의 화학적 결합(chemistry)이 참 좋다.
한반도의 통일은 일차적으로 우리의 문제이지만 다양한 국제주체들의 입장과 결정이 통일 과정과 통일 된 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매우 자명하다.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이 지원하는 6개의 통일나눔펀드 지원사업 프로젝트의 주제 중 『글로벌 역량 강화』가 한 축으로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글로벌 역량강화의 차원에서, 또한 한국에서의 삶과 학업을 통해 통일의 친한파가 길러진다는 차원에서 국제적으로 보다 많은 이들이 통일의 중요성과 당위성에 공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통일과 나눔 재단은 앞으로도 많은 외국인 학생들과 단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제적인 통일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프로젝트들을 진행하여 국제적인 통일 환경을 조성하고 준비하는 일을 지속할 예정이다.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 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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