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백두산. 우리의 맥박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이 맑고 깨끗한 민족의 정기. 우리 모두의 가슴에 담아 드리고 싶습니다.”
1992년 여름 백두산을 배경으로 제작된 모 식음료의 광고의 카피다. 당시 19살이었던 필자는 화면 속에 펼쳐진 백두산을 바라보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민족에 대한 열망을 같이 품었다. 그 후로 25년. 이젠 어엿한 중년의 나이가 되어 청년들과 함께 백두산을 찾았다.
다시 찾은 백두산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두산으로 가는 길은 개발의 흔적으로 옛 모습의 정취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연변 조선자치주 역시 순수한 ‘연변 사람’ 이미지에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선명 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와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 윤동주’는 같은 인물이지만 왠지 어색함이 가득했다. 또한 지극정성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신 가이드님께서 핸드폰 벨소리를 ‘중국 국가’로 설정해 두신 것을 보고 우리에게 민족은 무엇이고 국가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복잡함 가운데서도 필자는 이번 아주대와 함께한 ‘미래세대 통일탐사’에서 학생들의 열정과 섬기는 이들의 헌신적은 모습을 보았다. 프로그램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학생들의 자율적인 기획으로 실행되었고 학교의 어른들은 이 모든 것들이 잘 진행 될 수 있도록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동안 여러 연수/여행 프로그램을 다녀봤지만 총장-교수-학생들이 같은 버스에 타고 허울 없이 이야기 하는 모습은 정말 흔치 않은 모습이었다. 아주대에서 구호처럼 이야기하는 ‘유쾌한 반란’이 단순한 외침이 아닌 미래의 변화를 꿈꾸는 이들의 고백이자 삶의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 4월말 백두산과 연변에서 좋은 사람들과 같이 많은 것을 누렸다. 그 행복의 기억들은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져 가고 있다. 잊혀 짐 속에서도 선명히 남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미래세대에 대한 기대감이다. 흔히 상상력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는 힘이라고 한다. 여행이 끝나고 학생들이 만든 여행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참가자 명단을 봤다. 얼굴은 잘 모르지만 이름, 전공을 보며 막연히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통일의 의미를 찾고 과감히 젊음을 던져 보는 학생들의 모습을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의 모습을 꿈꾸며 말이다.
아주대 학생들에게나 필자에게나 통일의 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2017년 4월말 미래세대 통일탐사는 그 비전의 의미를 다시금 알게 해준 이정표이자 쉼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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