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념의 분단을 겪고 있고 사회주의를 따르는 사람들과 전쟁까지 치룬 한국에서 ‘사회적(社會的)’이라는 표현은 오랜 기간 동안 ‘금칙어’에 가까웠다.
1980년대 우리나라 어느 방송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뉴스를 진행하던 아나운서는 뉴스 원고에 있는 ‘사회정의에 입각한’을 그만 ‘사회주의에 입각한’으로 잘못 읽고 말았다. 한번 뱉은 말은 돌이킬 수 없는 법. 아나운서는 이내 등골이 오싹해졌고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일에 대한 두려움에 다음 뉴스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뉴스 후반부에 아나운서는 방금 전 했던 ‘사회주의 발언(?)’을 정정하고 나서야 겨우 한숨을 놓을 수 있었다. 냉전과 분단의 상황에서 우리는 ‘사회주의’, ‘사회적 ~’에 표현에 대해 극심한 자기검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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