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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

이제 평화도 비즈니스다

경제에 ‘평화산업(平和産業)’이란 용어가 있다. 영어로는 Peace Time Industry 혹은 Non-Military Industry라고 하는데 군용물자를 생산하는 ‘군수산업(軍需産業)’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민간에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는 건설업, 농수산업, 레저산업, 식품공업, 화장품산업 등을 말한다.

하지만 평화산업 중에는 기술이나 생산력의 특징으로 보아 쉽게 군수산업으로 전환 할 수 있는 경우와 평화산업의 한 구석에서 군사적인 생산을 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즉.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산업은 단지 군수산업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산업으로의 독창성이 없는 인위적인 산업의 분류일 뿐이다.

반면, ‘평화(平和)’라는 마인드에 기초한 서비스업종이나 관련 브랜드를 이용한 사업은 군수산업과의 경계와 모호한 제조업과는 달리 독립된 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평화 마인드’에 기초한 관광사업, ‘평화 마인드’에 기초한 교육사업, ‘평화 마인드’에 기초한 컨벤션 사업, ‘평화 마인드’ 기초한 브랜드 개발해 연관된 제품들에 가치를 높이는 사업, ‘평화 마인드’에 기초한 문화컨텐츠 사업, ‘평화 마인드’를 도시 개발에 접목 시키는 사업 등 ‘평화’를 기초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여러 국가와 도시들에서 평화를 기초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자폭탄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일본 히로시마, 2차 세계대전 최후의 격전지 일본 오키나와, 17세기 스페인-네덜란드의 80년 전쟁, 독일의 30년 전쟁을 종식 시키며 유럽의 새로운 질서를 만든 베스트팔렌조약이 체결된 독일의 오스나브뤽, 국제적십자 운동의 발상지며 UN유럽 본부가 위치해 있고 16세기 칼뱅의 성시화운동이 있었던 스위스 제네바. 이 지역들의 특징은 과거 전쟁이나 분쟁의 상처를 갖고 있거나 국제법상 타국으로부터 영토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보방 받는 영세 중립국에 속한 지역이다.

우리나라에도 평화를 매개로 한 비즈니스 창출과 지역 경제를 부양하려는 움직임들이 있다. 역사적인 유산과 관광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섬 전체를 평화의 지역으로 선포한 제주도, 한국 민주화와 인권운동의 성지를 기반으로 해서 평화를 지향하는 도시로 거듭나려고 하는 광주,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 강원도 철원, 양구, 화천과 같은 접경지역의 도시들. 다른 도시들도 마찬 가지이겠지만 한국의 평화 도시들은 다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이 도시들 중 가장 주목해서 보아야 할 곳이 바로 평화의 섬 제주다. 일반적으로 제주도를 한반도의 남단에 위치한 관광 휴양지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한국, 중국, 일본등 극동지역의 중앙부에 위치한 관계로 예로부터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이루고 있다.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일본 군국주의에 의해 많은 군사시설이 설치되었으며, 해방 후 한국전쟁 시에는 육군 제1훈련소가 설치되는 등 역사적으로도 매주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었다. 특히, 최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제주는 예로부터 평화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도둑, 대문, 거지가 없다는 삼무정신이 바로 평화를 의미한다. 특히, 우리 분단역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인 1948년 제주 4.3사건 http://www.jeju43.go.kr 의 아픔을 겪는 등 한(恨)의 역사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러한 아픔을 통해 더욱 더 평화를 갈망하는 곳이 되었다.

제주도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시행된 ‘제주도 개발특별법’을 통해 ‘평화의 섬’으로 지정 되었고 ‘평화의 섬 제주’ 공식 웹사이트인 http://peace.jeju.kr을 운영중에 있다. 이외 매년 제주평화포럼 개최, 제주국제평화센터 http://www.ipcjeju.com, 제주평화연구원, http://www.jpi.or.kr, 제주평화박물관 http://www.peacemuseum.co.kr 운영, 남북교류사업 추진 등 평화관련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