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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사회적기업(SE)

커피의 경제학 ① -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오늘날 상업적으로 재배하는 품종은 아라비카종(Coffee Arabica)과 로부스타종(Coffee Robusta) 및 라이베리아종 (Coffee Liberia)의 3대 원종이 있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종은 에티오피아 원산으로서 해발 500∼1000m의 높은 지대와 15∼25℃의 온도에서 잘 자란다. 병충해에 약하고 성장속도가 느리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고 다른 종에 비해서 카페인이 적다. 브라질·콜럼비아·멕시코·과테말라·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생산하며,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한다.


로부스타종(Coffee Robusta)은 콩고 원산으로 평지와 해발 600m 사이의 낮은 지대에서 잘 자란다.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속도도 빠르다. 향이 거칠고 자극적이어서 인스턴트 커피로 이용하는데, 전세계 산출량의 25%를 차지하며 인도네시아·우간다·콩고·가나·필리핀 등지에서 생산한다. 또 라이베리아종 (Coffee Liberia)은 낮은 온도와 병충해에 강하고 100∼200m의 낮은 지대에서도 잘 자란다. 수리남·라이베리아에서 약간량을 생산하며 주로 배합용으로 쓴다.


생산량은 아라비카종이이 로부스타종 보다 많지만 로부스타종의 생산량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로부스타종은 대규모 플랜테이션이 가능하기에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에 의해서 생산되는 경향이 많은데 생산 단가를 줄이려는 기업 논리에 입각한 다국적 기업들이 상품성이 떨어지는 로부스타종에 관심을 기울이는 대목이다. 물론 최근엔 인스턴트 커피 회사도 제품 차별화를 위해서 아라비카종 커피를 사용한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아라비카종 커피는 소위 원두커피 시장에 팔리고 로부스타종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 제조 회사에 공급된다.


일명 '향기없는 커피'란 오명이 붙었던 인스턴트 커피는 다국적 커피 회사(맥스웰하우스, 네슬레, P&G, 사라리 등)들의 제품 개발 노력으로 로부스타종의 단점을 점점 극복하게 되면서 기존 아라비카종 커피 시장을 대치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로부스타종 최대 생산국으로 떠오르면서 아라비카종 원두의 수요는 급감하였고 이는 바로 국제 아라비카종 커피 시장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아라비카종을 생산하는 소규모 농가는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정리하면 아라비카종으로 인스턴트커피를 만들던 회사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값싼 로부스타종을 사용함으로써 아라비카종 커피 가격의 몰락을 가져왔고 이에따라 커피 재배 농가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당하게 된 것이다.


커피는 담배 다음으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치는 농작물이다. 게다가 보다 많은 커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열대 우림을 벌목하여 플랜테이션 경작지를 조성하다보니 나무와 숲 그리고 토양의 파괴가 따르게 된다. 또한 그곳에서 일하는 생산자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됨은 물론이다. 따라서 비교적 친환경적인 환경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종 커피의 소비가 더욱 중요하다. 아라비카종 커피 단가만을 고려하다가는 그 몇배, 몇십배, 몇백배나 되는 사회적, 생태적 비용을 지출하게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