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이야기/리더십

세상을 바꾼 노래 - Do they know it's Christmas




20여 년 전 아프리카의 기아와 가난을 함께 나누며 도우려고 했던 뮤지션 겸 영화배우인 밥 겔도프(Bob Geldof)의 창의적인 발상과 과감한 실천을 통해, 노래 한 곡이 태어났다. 그 노래는 바로 <Do they know it’s Christmas>라는 곡이다. 1984년 11월의 어느 날 밤, 밥 겔도프는 아내와 함께 BBC TV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때 그들의 느긋한 시간을 깬 화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난과 기아에 굶주린 에티오피아 난민들의 모습이었다. 뉴스가 끝난 후 밥에게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충격이 밀려왔고, 그는 자선기금을 모으기 위한 앨범을 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밥은 곧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자신의 뜻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 기발한 프로젝트의 이름을 ‘Band Aid’라고 칭했다.

그룹 울트라복스(Ultravox)의 리더인 미지 우어(Midge Ure)의 도움으로 밥은 곡 하나를 완성할 수 있었고, 미지와 밥의 설득으로 수많은 영국 뮤지션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밥의 노력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무명 가수처럼 대형 음반회사를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앨범제작을 의뢰했다. 이 때 내건 조건은 작업을 무료로 해주어야 하며, 제작사는 이익을 단 한 푼도 챙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이익금 전액을 기금으로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모든 일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바로 그 다음달인 1984년 12월 크리스마스 무렵, 싱글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다. <Do they know it’s Christmas>는 음악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영국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싱글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 미국 음반순위에서 13위까지 올랐으며, 1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들이 모은 돈약 8백만 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140억 원의 판매수익 전액은 밥의 계획대로 에티오피아 난민들에게 보내졌다. 이 때 영국의 한 정치인은 이 기발한 프로젝트를 가리켜 말하기를 “여러분(가수)은 우리 정치인들보다도 몇백 배 나은 사람들이다. 어떻게 이런 엄청난 일을 단시일에 해낼 수 있느냐. 우리들은 부끄럽기만 하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밥 겔도프의 기발한 발상과 과감한 열정은 곧 미국에도 전달되어 미국 출신 뮤지션들도 모여서 그 유명한노래 <We are the World>를 발매하게 되고, 이 노래는 전세계가 아프리카의 기아와 가난에 관심을 갖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We are the World’의 가사는 새로운 자본주의 위코노미가 가지고 있는 비전과도 일치한다.


There comes a time, when we hear a certain call

어떤 부름에 귀 기울일 때가 왔습니다


When the world must come together as one

세계가 하나로 뭉쳐야 할 때입니다


There are people dying

어느 곳에서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Oh, And it`s time to lend a hand to life

그리고 이제 삶의 손길을 빌려주어야 할 때입니다


The greatest gift of all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선물 말이에요


We can`t go on pretending day by day

우리는 매일 매일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습니다


That someone, somewhere will soon make change

누군가, 어디에선가 곧 변화를 일으키겠지라고 모른 체하며


We`re all a part of God`s great big family

우리는 신 앞에서 위대한 가족입니다


And the truth you know love is all we need

당신이 진실을 알고 있듯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 뿐입니다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우리는 (하나의) 세계이며, 우리는 (신의) 자녀입니다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우리는 함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So let`s start giving

그러니까 진심으로 베풀어요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wn all lives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삶을 구원할 기회입니다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맞아요, 우린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해요


Just you and me

바로 당신과 내가 말이에요






영국과 미국 뮤지션들의 이러한 관심과 노력은 1985년 7월 13일 영국 런던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동시에 전세계 인구 중 무려 20억 명이 시청한 ‘Live Aid’라는 대형 콘서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결실을 맺게 된다. 이때 ‘Live Aid’ 행사를 통해 7,000만 달러라는 거금이 모금되어 아프리카에 전달되었고 밥 겔도프는 기아와 빈곤 퇴치에 기여 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5년 노벨평화상 후보로까지 추천된다.

‘내가 아프리카의 기아와 빈곤 퇴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한 한 가수의 고민이 같은 뜻을 품은 사람들의 참여로 큰열매를 맺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밥 겔도프는 예술활동뿐 아니라 빈곤퇴치, 인권 등과 같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보노와 레드캠페인

밥 겔도프와 ‘Band Aid’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사람 가운데는 그룹 U2 출신의 보노(본명 : Paul David Hewson)가 있다. 보노는 Band Aid 프로젝트 이후 저개발 국가 문제에 적극 뛰어들기로 결심하고 가수 활동과 사회운동을 통해 저개발 국가를 돕는 데 적극 참여하게 된다. 특히,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저개발 국가들의 부채를 탕감하기 위한 민간 프로그램인 ‘Jubilee 2000’프로젝트에 참여해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보노는 2005년부터 전세계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레드캠페인(RED Campaign)을 시작해 기업과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레드 캠페인이란 자신의 제품과 브랜드 로고 디자인 일부를 변경하여 ‘RED’(자신의 브랜드명)를 붙여 판매한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 커피의 경우 빨간색 디자인에 (스타벅스)RED를 붙이는 형식이다. 레드 제품에서 얻은 수익은 에이즈 등 질병 퇴치를 위해 사용된다. 레드캠페인은 다양한 업종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동일한 공익적 캠페인을 벌이며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익 캠페인으로 기록되었다. 보노는 레드캠페인을 실천하기 위해 저명한 정치인, 기업인, 종교인들을 만나며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매년 1월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가면 세계의 정상급 리더들을 향해 레드 캠페인에 동참을 요청하는 보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0여 년 전 밥 겔도프라는 한 뮤지션의 노력과 헌신은 단순한 노래 한 곡을 만든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가수이자 사회활동가인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보노와 같은 사회 혁신가를 만들었다. 보노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 보노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 혁신적 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