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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통일과 나눔

카자흐스탄에 뿌려진 <통일과 나눔>의 씨앗










전병길/재단법인 통일과 나눔 사무국장

 


19세기 후반 한반도에 살던 조선인들이 두만강을 넘어 척박한 연해주로 갔다. 오늘날 고려인이라 불리는 연해주와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고려인들은 새로운 땅을 일구고 공동체를 만들며 다른 민족과 조화롭게 살았다.

 

하지만 1937년 소련의 스탈린은 연해주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 17만 명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은 두만강을 건넜던 선조들처럼 황무지를 개간하고 집단농장을 경영하는 등 현지에 적응하며 뿌리를 내렸다.

 

1990년대 초반 옛 소련에 속했던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이 독립을 하게 되면서 고려인들의 삶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게 된다. 강제 이주 후 세대가 바뀌면서 한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모르는 고려인이 많아졌고 중앙아시아 지역에 배타적인 민족주의 정서가 강해지면서 사회 활동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고려인의 뿌리를 찾는 모임이 활성화 되고, 모국과의 교류 확대 등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은 중앙아시아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의 민족의식 고취 및 통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통일문화연구원, 민주평통 중앙아시아협의회와 함께 2018 5월부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차세대 고려인 지도자들과 한민족 문화 계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 교육을 시작으로 춤, 악기, 노래 같은 재능교육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직접적인 한글교육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원격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30만 고려인들이 한글을 배우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차세대 고려인 지도자들이나 한민족 문화 계승을 업으로 하는 이들부터 한글을 배우고 한국 문화에 익숙해진다면 이전 보다 민족 정서가 잘 공유되고 한반도 분단과 통일 문제에 대한 이해도도 역시 한층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체제 전환 경험을 갖고 있다. 고려인들은 우리의 동포이면서 체제전환의 값진 경험을 가진 소중한 인적 자원들이다. 이러한 이들의 경험은 통일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일과 나눔은 중앙아시아 아카데미 사업을 통해 한민족의 내일을 바라보며 고려인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