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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

통일운동, 동상이몽(同床異夢)인가? 다양성속의 일치인가?

 통일운동(統一運動), 나누어진 것을 하나로 만드는 움직임을 말한다. 하지만 단어의 정의만 있을 뿐 그것을 이루기 위한 여러 개의 각론과 방법론이 존재한다. 남과 북이 만나면 늘 부르는 노래가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노래는 남북이 만나면 안부를 수 없는 노래다.

1989년 여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남한 전대협 대표로 밀입북한 임수경씨도 이 노래를 불렀으며 2000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남북의 최고 권력자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서울에서 외국에서 남북이 만나면 이 노래를 부른다. 다들 감격에 겨워 눈에 눈물이 맺히고 목이 메여 어렵게 노래를 부르지만 갈라진 우리,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되리라는 꿈을 안고 노래를 마친다.

하지만 뒤돌아서서 가사의 의미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남과 북이 함께 했던 감성적인 호흡은 이내 깨지고 만다. 1989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세계청년학생축전의 주제였던 ‘반제련대성투쟁’에 의한 통일, 즉 미제국주의 몰아내는 자주적인 통일을 의미하는 것이 였을 것이고, 2000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울려 펴진 회담에서 울려 퍼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남의 남북연합과 북의 낮은단계연방제’공통성을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고민해보자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머리가 희끗하고 군복과 썬글라스를 착용한 이들이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반공-승공-멸공의 통일을 의미할 것이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교회나 기독인 모임에서 불려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분명 또 다른 통일의 의미를 제시할 것이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에서 일하고 있는 남북의 근로자들에게 “우리의 소원 통일”은 경제적 의미도 가미 되어 있을 것이다.

노래는 하나이건만 사람들은 각기 자신들의 정체성과 꿈을 가사에 반영한다. 그리고 감격하고 흐느낀다. 같은 민족이라는 공통분모가 주는 가슴 벅찬 감동도 있지만 역사의 물꼬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기를 바라는 간절함도 있다.

원하는 것은 ‘통일’이지만 그것을 이루려는 방법은 각기 다르다. 한마디로 동상이몽(同床異夢)인 셈이다. 지금까지는 그러했지만 앞으로 올 미래까지 그러한다면 통일은 그저 꿈속의 요원함 뿐이다. 이제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듣고 이해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재료를 한 그릇에 모아 맛을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처럼 통일을 위한 다양한 요소들을 한곳에 모아 잘 버무리는 사람의 하모니, 정책의 하모니가 필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는 생각이 조금은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한번 보는 훑어 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