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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

화폐이야기




경제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줄임말이다. 경세제민은 세상의 일을 잘 다스려 도탄(塗炭)에 빠진 백성을 구(求)한다는 의미다. 세상의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일다. 살림살이는 크게 나라를 움직이는 정부와 사람들이 일하는 기업, 그리고 가장 기초적인 경제 공동체인 가정으로 나뉜다. 흔히 우리는 이것을 경제의 3주체라고 한다. 경제의 주체들은 각기 나름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이것을 서로 교환하며 경제의 규모를 키워 나간다. 이때 가치를 교환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매개체를 ‘화폐’라고 한다.


화폐 역사는 BC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금속화폐인 주화가 등장한 것은 동ㆍ서양 모두 기원전 6세기께다. 종이 돈인 지폐는 약 1000년 전 중국 송나라에서 최초로 쓰였고 서양에서는 17세기 영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성종(996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화폐가 제작됐다. 고려 때는 건원중보 해동통보 등이, 조선시대에는 조선통보(1423년) 상평통보(1633년) 등이 유통됐다. 원형에 네모로 구멍이 난 동전들은 둥근 하늘이 만물을 덮고 모난 땅이 이를 지탱해 없어지지 않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잘못된 화폐의 발행은 때론 나라의 경제를 망치기도 한다. 1866년 대원군은 정쟁으로 실추된 왕실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경복궁 중건사업을 벌였다. 이에 필요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당시 통용되던 상평통보의 실질가치의 20배에 달하는 당백전을 발행하여 쌀값이 1년만에 6배 이상 폭등하는 인플레이션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백전은 조선 말 경제에 치명타를 날린 주범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땡전 한푼도 없다”는 말에서 ‘땡전’의 어원이 된 당백전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