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011년 한국청년들
1) G세대? P세대?
사회가 양극화 되고 청년 실업률이 나날이 증가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젊은 세대들은 좌절만 하고 있지 않다. 삶의 현장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 자신과 사회를 같이 생각한다. 최근 들어 예전과는 다른 젊은 세대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2010년 1월 조선일보가 기획 보도한 G세대와 2011년 4월 중앙일보가 기획 보도한 P세대가 대표적이다.
G세대
먼저 G세대를 보자. 녹색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세계화를 뜻하는 글로벌(Global)의 영어 첫 문자에서 따온 G세대는 건강하고 적극적이며 세계화한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그린(Green)은 또 '환경세대'라는 미래지향적 의미도 지닌다. 일부에서는 G를 너그러움을 뜻하는 Generosity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국의 G세대는 고도 성장기인 1980년대에 태어나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항진한 2000년대에 성장한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한 해 63만~70만명씩 속속 성년에 접어들면서 지난 100년간 고단하게 전진해온 한국사회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G세대는 집단적 가난을 체험하지 않은 첫 세대다. 압축성장 시대, 민주화 운동 시대를 몸으로 겪는 대신 교과서로 배웠다. 절반 이상이 20대 초반까지 최소한 한 번 이상 해외에 나갔고 수 만명이 조기유학·단기연수 등을 통해 밀도 있게 글로벌 사회를 경험했다.
이들은 최신유행 패션숍이나 유흥가를 주도한 기존의 X세대와는 달리 G세대는 환경운동·반핵평화포럼 등과 같은 곳을 활동무대로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펴는 매사에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젊은이의 건강한 세계관을 강조한 개념이다. 각종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젊은이들도 대표적인 G세대이다. G세대는 세계화를 뼈속 깊이 경험했고 기성세대가 갖는 타문화에 대한 편견을 찾아보기 힘들뿐 아니라 한국적인 것에 훨씬 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들은 기성세대가 만든 기존의 틀을 거부하며, 실용적이고 세련되고 심플함을 추구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고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P세대
P세대는 제일기획이 2003년 연구보고서 '대한민국 변화의 태풍 - 젊은 그들을 말한다'에서 처음 사용됐다. P는 참여를 의미하는 participation, 열정을 의미하는 passion, 잠재력을 의미하는 potential power, 패더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는 paradigm-shifter의 각 단어의 공통 접두어에서 따온 것이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촛불시위, 대통령선거 등을 주도한 우리 사회변화의 주역을 P세대로 명명하고 있는데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와 노마디즘(유목적인 특성), 1990년대 이후 문민정부 출범으로 정치 참여 기회와 영향력의 증대, 외환위기 이후의 세계화의 확산, 인터넷과 휴대전화 보급으로 인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정보가 생활의 중심이 되는 것 등이 P세대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분석됐다.
P세대에게는 과거 486세대가 가졌던 사회의식과 X세대의 소비문화, N세대의 라이프스타일, W세대의 공동체의식과 행동이 혼합돼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P세대나 일부 언론이 받아들이는 P세대의 의미는 '신안보주의'로 인식하고 있는듯하다. 실제로 이 단어는 본래의 의미에서 변형돼 중앙일보에서는 애국심(Patriotism)을 발휘하고 있는 20대 젊은 층을 지칭하며 진보·보수의 이분법을 거부하는 실용(Pragmatism)적인 자세를 보는 세대로 규정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정의한 P세대>
Patriotism 애국심 북한 위협 실감, 애국심에 눈뜨다
Pleasant 유쾌 ‘현빈 세대’ 군대도 즐겁게 간다
Power n Peace 평화 ‘힘이 있어야 평화 지킨다’ 각성
Pragmatism 실용 진보·보수의 이분법을 거부한다
Personality 개성 소셜네트워크로 자기 생각 적극 알린다
앞에서 언급된 G세대와 P세대는 용어만 다를 뿐 그 의미 안에는 다양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공통분모를 조합해 보면 “글로벌시대 열린 민족주의를 갖고 있는 자기 개성이 강하고 실용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이란 정의를 내릴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의 공통 분모속에 통일교육을 고민해야 한다.
4. 청년들을 위한 통일교육을 위해서는
요즘 청년들은 이런 것에 열광하고 참여하고 싶어 한다.
사용자 참여를 이용한 뉴스 사이트인 ‘디그’
아프리카의 사막에 나무를 심는 ‘나무나라’
네티즌의 투자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키바’
네티즌의 배너달기로 공부방을 후원하는 한국의 ‘도너스캠프’
사람들이 기부를 실천하는 네이버의 ‘해피빈’
개인들의 소규모 자본 참여로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팝펀딩’
네티즌 참여로 금광을 찾는 ‘골드코프 챌린지’
다양한 사용자 참여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노센티브’
맞춤 교과서를 만들어주는 ‘코넥션’
지식을 공유하는 ‘네이버 지식인’
시민 참여를 통해 아이디어와 제안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서울시의 '천만상상 오아시스‘
지도와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는 '맵피마을'
청년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적극적 참여를 통해 성취감을 느낀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들을 리더를 넘어 성자(聖子)처럼 여긴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 페이스 북의 설립자인 마크 주커버그(Mark Hukerburg)가 그렇다. 이들은 모두 약관의 20대 나이에 처음 일을 벌렸다.
비록 기술개발과 통일은 큰 연관이 없긴 하지만 청년 세대를 열광하게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통일교육의 방향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청년을 위한 통일교육의 방향은 앞의 도입부에서 이야기한 나단 푸쉬의 ‘흔들 수 있는 깃발, 부를 수 있는 노래, 믿을 수 있는 신조, 따를 수 있는 지도자’에 그대로 반영 되어 있다. 흔들 수 있는 깃발은 통일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의미한다.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청년들을 아우를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이다. 믿을 수 있는 신조는 통일의 가치가 내포된 시대정신을 말하며 따를 수 있는 지도자는 시대의 가치가 반영된 리더십을 말한다.
이것을 감성적으로 표현하면 ‘편안한 카페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존경하고 좋아하는 스승, 선배, 친구들과 주제를 갖고 이야기 하며 함께 앞날을 그려 보는 것’이다.
1) 흔들 수 있는 깃발, (커뮤니티)
웹 2.0 시대
커뮤니티는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는 공동체를 말한다. 지금 청년세대들의 공동체는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사용자의 참여와 공유를 쉽게 도와주는 웹2.0 서비스는 개인의 힘이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열었다. 집단지성을 이용해 세계 최대 백과사전으로 성장한 위키피디아 외에도 북마크를 공유하는 델리셔스, 사진을 공유하는 플릭커, 동영상을 공유하는 유튜브 등 다양한 사이트가 웹2.0 사이트로 각광받기 시작했고, 참여의 폭과 공유의 폭이 한층 넓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웹2.0 을 구현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었다. 기술은 이미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수많은 정보들이 웹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정부 역시 많은 행정 정보와 통계 자료들을 웹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참여와 공여를 통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서로 다른 동네에 사는 사람들끼리 SMS와 메신저, 채팅, 카페, 인터넷 게시판 등으로 의견을 나누고 함께 모여 집회까지 여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북한&통일 분야는 어떨까? 우수한 정보 인프라에 힘입어 북한과 통일 분야에서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나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경직되어 있기에 북한&통일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이것을 공유하고 관련 사항들을 토의 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인터넷 공간에는 토론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고 토론 이슈들도 많지만 유독 북한&통일만은 토론이 잘 되지 않는다. 이슈가 제기 되면 일단 상대가 어느 편인가를 파악하게 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규정하고 대화 자체를 거부해 버린다. 사회의 많은 부분이 웹2.0에 녹아 내려가고 있지만 통일 분야는 웹1.0에 머물러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일부의 경우 블로그를 개설해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통일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통일부 이외에 북한과 통일에 관련된 연구소나 단체들도 웹을 통해 교감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쌍방향의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단순 정보를 알려주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통일논문공모나 UCC 공모도 좋지만 다양한 통일 관련 이슈를 갖고 토론을 벌이는 것도 중요하다. 왜 ‘모의 UN 총회’, ‘모의 국회’, ‘모의 법정’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모의 남북정상회담’, ‘모의 남북국회회담’, ‘모의 통일정부 국무회의’는 잘 볼 수 없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들이 많이 나열된 논문이나 UCC 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의견들이 부딪히며 대화하고 타협하는 토론이 더 효과적 일수 있다. 밑바닥에서 최고의 실력 쌓고 치열한 경쟁을 뚫으며 무명에서 명성 있는 가수로 탄생한 '슈퍼스타K' 멤버들을 모셔다가 ‘통일콘서트’를 하고, 이것을 앱으로 만들어 다운로드 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일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통일정책들의 대안을 갖고 선의의 경쟁을 하며 토론하는 ‘슈퍼스타 통일’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2) 부를 수 있는 노래, (문화)
창의성
우수한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창의성에 있다. 그리고 창의성은 문화와 정신적인 가치를 토대로 한다. 여기서 문화는 교육·학문·예술·과학·기술 등 인간의 이성적 및 감성적 능력의 창조적 산물과 연관된 모든 분야를 포함한다.
청년들에게 익숙한 웹 2.0과 문화적 역량을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북한/통일에 관련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생각해 보자. 스마트폰에는 오카리나나 사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앱이 개발되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를 응용하여 북한의 개량악기를 즐길 수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다. 북한은 우리 민족 악기 개량 사업에 국가적 투자를 많이 해왔다. 전통악기의 제한성으로 연주가 불가능한 음악도 개량악기에서는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었다. 북한의 개량 악기인 옥류금, 장새납, 개량 가야금, 개량 해금 등을 어플로 만들어 체험해 본다면 북한 문화를 이해하고 통일에 관한 영감을 갖는데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 경제 개발을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 수 있다. 많은 미국 대학들은 캐피탈리즘(Capitalism)이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경영학 부교재로 많이 활용한다. 이 게임은 이름처럼 자본주의 경제 구조를 습득하며 게임을 해 나가는 것으로 구성 되어 있다. 캐피탈리즘 이외에도 심시티와 같은 도시건설 게임도 있고 소셜미디어가 활성화 되면서 팜빌, 시티빌 같은 경제 게임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의 원리들을 북한에 적용하여 게임화 시키는 것은 어떨까? 북한의 도시들을 현대화 시키고 북한 농촌의 수확증대를 하는 게임을 만들어 보급시켜 보자. 게임을 만드는 이들이나 게임을 하는 이들 모두 북한이나 통일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응용하고 창조적으로 접근하면 북한/통일과 관련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젊은 세대의 이해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개방성
창의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문화의 개방성이다. 개방성은 방사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네트워크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길이다. 이 길을 통해 여러 개체가 서로 소통한다. 네트워크의 마디(node)와 각 마디를 잇는 선(線)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많은 마디들이 선을 통해 자신들의 정보와 가치를 공유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 사회는 여러 문제로 인해 북한과의 접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에서 통제하면 대부분 통제가 가능했으나 소셜미디어가 대중화 되면서 정부의 완벽한 통제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중요한것은 북한에서 운영 중인 트위터 계정이나 유튜브 친북 동영상에 접속했나 안했나가 아니라 북한 체제를 잘 이해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해 주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친북이나 무조적인 반북이 아닌 북한 체제의 모순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북한 체제에 대해 건강하고 상식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과거에 제정된 법의 기준(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법, 전기통신법)을 소셜미디어 시대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오프라인에는 60년 이상 휴전선이라는 갈림의 선이 있었지만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휴전선을 긋지 말아야 한다. 소셜미디어와 같은 열린 네트워크에 대해 근본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다. 군사적인 위협 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문화적인 힘이다.
3) 믿을 수 있는 신조, (새로운 시대정신)
사회적 기업가 정신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화에 성공하고 지식정보화를 주도하는 국가로 거듭났다. 전 세계에서 인구가 5,000만 명이상,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인 곳은 몇 군데나 될까?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정도다. 한국까지 포함하면 7개 나라 밖에 안 된다. 중국과 인도는 인구는 많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북유럽 국가나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등은 국민소득은 높지만 인구가 한국 보다 훨씬 적다. 강대국을 정하는 기준이 다양 하지만 적정인구(5000만 이상)와 소득 (2만 달러 이상)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은 이미 세계 7대 강국에 들어가 있다. 또한 한국은 경제 발전과 더불어 민주주의의 발전과 시민의식이 성장했다. 현재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양축의 수레바퀴를 바탕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통일시대를 준비하며 선진사회에 합당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종합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자본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업가의 마인드 곧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이다. 기업가정신은 새롭게 도전해 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마음가짐과 행동력을 의미한다.
기업가정신은 통일을 준비하는 물적, 인적,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데 있어 도전을 주는 정신적인 가치가 된다.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생산 방법을 도입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원료나 부품을 공급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을 핵심요소로 한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기업가는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하고 경영을 혁신해 나간다.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이끌어 내야하고, 통일문제에 적용 시킬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다양한 인적 자원의 참여를 유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 인재를 키우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물적, 인적, 사회적 자본 등과 같은 자본 창출과 맥락이 닿아 있다.
통일을 준비하는 기업가 정신은 주로 경제적 이익에 가치를 둔 기업가 정신을 뛰어넘은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지향한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빈곤, 교육, 사회 양극화, 환경 등 우리 주변의 사회적 문제를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며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남북분단은 한민족이 갖고 있는 특수한 사회적인 문제다. 이제는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새로운 시대정신인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4) 따를 수 있는 지도자 (리더십)
관용의 리더십
리더에게 필요한 대표적인 자질은 자기희생을 통한 솔선수범(率先垂範)과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다. 여기에 통일시대의 리더에겐 과거의 갈등과 상처를 감싸고 아우를수 있는 관용의 마음이 필요하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리처드 플로리다 (Richard Florida) 교수는 저서 <창조적 계급의 등장 (The Rise of Creative Class)>에서 ‘창조적 계급(Creative Class)’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창조적 인재를 끌어 모을 수 있는 3T를 이야기 했다. 3T란 기술적 인프라 (Technology)를 잘 갖추고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분위기 (Tolerance)가 넘쳐야 우수한 인재 (Talent)가 모여 드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분위기 (Tolerance)다. 실제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텍사스 오스틴 같이 첨단산업이 발전한 지역이나 뉴욕, 런던, 토론토 등 무역과 금융 등이 발전한 글로벌 도시들을 보면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데 있어 상당히 우호적이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도시들 역시 성장의 배경에는 개방성과 다양성이 있다.
개방성과 다양성의 핵심은 상대방에 대한 ‘관용(Tolerance)’이다. 즉 나의 절대성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상대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21세기 세계화 시대, 통일을 지향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 역시 ‘관용’이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분위기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20세기 이념의 잣대를 기준으로 자신의 생각과 조금 이라도 다르면 ‘빨갱이’가 되고 ‘수구꼴통’으로 재단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관용’의 마음을 갖춘 리더가 더 절실히 요구된다.
‘근시안적(近視眼的) 통일’을 벗어나야..
관용의 넓은 바다에서 통일을 향한 항해를 하려면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앞을 조망해야 한다. 이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가까이 있는 것을 보고 쉽게 판단을 해버리는 근시안적(近視眼的)인 생각이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 교수는 현재 주어진 제한된 제품 기능에 안주하는 부정적 시각을 나타내는 뜻으로 마케팅 근시안 (Marketing Myopia)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미국 철도 회사인 암트랙(Amtrack)은 다른 철도 회사의 경쟁 때문이 아니라 비행기의 출현으로 곤경에 처했으며 세계에서 처음 전동타자기를 발명한 스미스 코로나(Smith corona)는 다른 타자기 업체와의 경쟁이 아니라 퍼스널 컴퓨터(PC) 때문에 몰락했다. 우리 주변에 이러한 사례는 많다. 이처럼 앞으로의 미래의 일을 예측하지 못하고 현실의 제품에만 신경 쓰는 것을 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이라 한다.
통일문제 역시 근시안으로 접근하고 있는 모습이 많다. 더 넓고 높은 통일을 지향하기 보다는 적대적 공생관계에 의한 ‘분단 관리’의 성향이 더 짖은 모습이다. 어쩌면 시간이 더 흐르면 기존의 통일논의는 세계화, 다문화 사회의 흐름에 밀려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해야 될지도 모른다. 통일을 준비하는 리더는 선견지명을 통해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청년들이 닮기를 원하는 리더십이다.
5. 마치며
1960년 4월혁명과 1987년 6월항쟁 이후 나타난 ‘남북학생회담 제안’은 순수한 학생들의 자발적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강제적인 억압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들이 외친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의 구호에는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청년의 열정이 배어 있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교육은 주입식교육이나 일방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 청년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여 그들 스스로 행동하도록 동기부여 하는 선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 스스로 신념을 갖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문화를 꽃피우며 리더십을 구축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정부에서 청년들에게 통일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아젠다의 설정이나 통제, 감독이 아니라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청년들의 ‘통일담론’에 애써 알파벳 이니셜의 ‘세대’를 붙이지 말고 훗날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평가에 의해 이 세대는 이러했다는 느림의 미덕을 보이는 어느 정도의 여유도 필요하다.
청년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하고 변화가 필요할 때 늘 그 수원지 역할을 해왔다. 통일 문제역시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들은 하지 못했던 것들을 패기와 열정으로 끊임없는 시도를 해왔다. 비록 지금은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청년들의 통일과 관련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지금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통일교육은 그 잠재력은 깨우쳐 주는 멘토(Mentor)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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