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본고장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런던의 웨스트엔드에 올려진 유일한 한국의 뮤지컬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한국 뮤지컬계의 대부 윤호진씨가 연출한 '명성황후'랍니다.
'명성황후'는 누군지 아시죠? 19세기 말... 주변열강의 먹이감으로 전락한 풍전등화 조선의 왕비..우리에겐 명성황후 보다는 일본들이 비하하며 부른 '민비'가 더 친숙한 고종 황제의 정부인이지요..
작년에 KBS에서 배우 이미연 주연의 드라마 '명성왕후'가 만들어 지기도 했고 과거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명성왕후를 조명한 여러 작품들이 있습니다.
저는 명성황후를 다룬 다른 드라마, 영화 보다 뮤지컬 '명성황후'가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고 또 지금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더 자극을 주는 것 같습니다...
2시간 30분여의 공연 시간에 당시의 시대상과 명성왕후 개인의 고뇌를 잘 표현하고 있고... 그동안 간교한 '민비'의 이미지 보다는 조선의 앞날을 생각하는 '국모' 명성황후의 이미지를 그렸습니다...
물론 명성황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교차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동안 주로 부정론 속에 긍정론이 가려져 있었습니다...분명 일본의 침탈을 다른 외세의 힘을 통해 막아보고자 노력했던 점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 작품이 만들어 지기 까지는 연출가 '윤호진'씨의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윤호진씨는 80년대 한국에서 잘 나가던 무대 연출가 였는데 90년 초반 제대로된 뮤지컬을 만들고자 모든 것을 뒤고 하고 뉴욕으로 날아 갔습니다. NYU 예술대학원에서 학위과정을 하며 뮤지컬 제작과 뮤지컬 산업에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언제가 그의 중앙 이코노미스트에서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먹을 게 없어서.. 딱딱한 바게트로 일주일을 버틴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뉴욕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그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형 뮤지컬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고민 끝에.. '명성황후'가 탄생하게 됩니다.
뮤지컬 명성황후가 한국에 초연된 것은 1996년 입니다...
그동안 한국 뮤지컬계는 주로 해외작품을 수입하여 공연하거나..국내 뮤지컬이 있긴 했지만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고 합니다...
명성황후는 무대에 올려지자 마자....공연 예술계는 발칵 뒤집혔고 서울공연이 성황리에 마치자 전국 주요 도시 순회를 하게 됩니다...
이윽고 1997년 여름...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뉴욕 무대에 올려지게 됩니다...
최초로 공연을 했던 곳은... 링컨센터 였습니다......
명성황후의 뉴욕 무대 진출은 그해 한국 예술계의 가장 큰 충격으로 받아 들여지게 됩니다....물론 관객의 80% 이상이 재미교포 였지만 ... 그래도 한국 작품이 뉴욕에서 공연 된다는 그 하나만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97년 공연을 마치고 98년에도 명성황후는 뉴욕 브로드웨이에 올려졌고..조금씩 그 작품이 뮤지컬 관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합니다...그리고 이후 뉴욕 뿐 아니라 유럽 뮤지컬의 본고장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려 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국내언론은 '명성황후 해외에서 극찬', '한국 뮤지컬의 쾌거' 같은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만.. 그것은 긍정적인 것만 보도를 해서 그렇고... 뉴욕타임스나 영국의 더 타임스 같은 곳에는 긍정적인 부분 뿐 아니라..'역사적인 배경 지식이 없는 관객들에겐 의미 전달 미흡'. '일본인에 대한 지나친 희화화', '한국인의 감성에는 호소할수 있으나 일반적인 공감을 얻기에는 어려움이 있을듯' 같은 우려 섞인 평가도 있었습니다..
명성황후가 처음 막이 오른지 7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만 11차례의 기획공연이 있었고 런던과 뉴욕에서도 공연을 했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동일하지만 5번 정도의 시나리오 수정이 있었습니다...작품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말입니다...
또 명성황후의 역할도 처음에는 배우 윤석화씨가 맡았는데 지금은 김정원, 이태원씨가 맡고 있죠.. 윤석화씨는 목소리가 너무 가늘어 역할의 중량감이 떨어졌는데... 이태원씨의 경우 성량이 워낙 풍부해 명성황후 역할로 적합한것 같습니다....이태원씨는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합니다.. CCC에서 훈련 받았고 CCM 음반을 취입하기도 했습니다....
명성황후에서 가장 인상이 남는 장면을 꼽으라며...
관람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마지막 장면을 꼽을 것입니다...
명성황후가 장엄하게 피날레 송 '백성이여 일어나라'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합니다...
" 백성들아, 일어나라 일어나라
이천만 신민 대대로 이어 살아가야 할 땅.
한발 나아가면 빛나는 자주와 독립.
한발 물러서면 예속과 핍박.
용기와 지혜로 힘모아, 망국의 수치 목숨 걸고 맞서야하리.
동녘 붉은해, 동녘 붉은해 스스로 지켜야하리.
조선이여 무궁하라~~~ 흥왕하여라~~~" '백성이여 일어나라' 중에서
특히,,," 동녘 붉은해, 동녘 붉은해 스스로 지켜야하리.조선이여 무궁하라~~~ 흥왕하여라~~~" 이 부분은 사람의 심장을 끓어 오르게 하죠...
저는 이 뮤지컬 명성황후를 3년전 삼일절날 예술의 전당에서 보았습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또 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때 마침 이번 9월 5일 부터 20일까지 다시 공연을 하는군요...
이번에도 갈 생각입니다...
만약 가고 싶은 분들 계시다면 같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명성황후 공식 웹사이트에 가셔서 자세한 사항을 한번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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