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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통일한국 스토리텔링

‘평화란 이런 것’ (Peace is...)

평화(平和).... 다스릴 平, 에 화평할 和를 사용한다. 화는 벼 禾(화)에 입 口(구)이다. 수확한 벼를 여럿이 나누어 먹는 ‘화목’을 의미한다. 즉 평화는 문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벼를 여럿이 먹는 공동체의 삶을 다스리는 것이다. 그래서 和(화)는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결과가 어떻든 공동체의 이상을 표현하는 문구에 많이 사용되었다. 


분단되고 전쟁을 겪은 한반도에서 ‘平和(평화)’란 단어는 통일로 가는 길의 대전제이고 和平崛起(화평굴기, peaceful rising) 중국 후진타오 시대의 대표적 외교정책으로 우호와 번영의 중국을 나타내는 핵심가치이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3세기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한 일본 최초의 통일정권을 이루었던 시대를 가리켜 大和時代(야마토시대)라고 부른다. 분열과 다툼속에 있었던 일본 열도를 통일하고 큰 평화를 이루었다는 의미이다.


和(화)의 의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공동체의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잘 관리하냐가 공동체의 흥망성쇠를 좌우했기 때문이다. 특히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아시아에서는 ‘쌀’과 ‘쌀과 연관된 것’들을 잘 만들고 가꾸느냐가 그 공동체의 미래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조선시대 이후부터 한번 살펴 보자. 조선 전기 쌀 생산을 근본으로 하는 중농정책은 국가의 기본 경제정책이었으며 쌀이 생산되는 토지와 이를 세금으로 걷는 조세제도는 국가 제도의 근본이기도 했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배경 중 하나는 농사을 짓는 농민들이 글을 몰라 농서(農書)를 제대로 읽은 없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기도 했다. 17세기 공물(지역특산물) 납세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대동법은 공물 대신 ‘쌀’로 납세을 일원화 한 것이며 오늘날 모내기의 원형인 모내기의 도입은 농업혁신의 한 단면이었다.


조선 후기 삼정의 문란 (전정, 군정, 환곡) 중 전정과 환곡의 핵심을 바로 ‘쌀’이다. 조선 후기 일어났던 대부분의 민란의 깊은 곳에는 ‘쌀’이 있었다. 조선이 개항한 이후인 1890년대 일본 상인들이 쌀을 비롯한 각종 곡물을 반출하지 이를 금지하기 내린 조처가 ‘방곡령’ 이었고 1899년 일본에 의해 개항된 군산항의 주된 용도는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의 국외 반출 이었다. 


1920년대 사회주의 영향을 받은 소작인들이 지주들을 대상으로 ‘소작쟁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해방 이후에는 ‘쌀’을 생산하는 원천인 토지는 이념갈등의 한 복판에 서기도 했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은 그 갈등의 현장을 생생히 잘 표현해 준다.


1972년 한국에서 생산된 <통일벼>는 쌀 수확의 혁명을 이루며 쌀의 자급자족을 해결해 준 일등 공신이 되었으며 한국을 단위당 쌀 재배량 1등 국가로 만들어 주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쌀의 소비량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한국인의 힘은 바로 ‘밥심’에서 나온다. 오죽하면 한때 ‘라이스버거’라는 쌀로 만든 버거가 히트까지 했겠는가? 


1962년 북한의 김일성이 내세운 ‘쌀밥의 고깃국’은 실패로 귀결된 북한식 경제정책의 이상을 표현하는 어구였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기간 북한이 가장 간절히 원했던 구호품 하나가 바로 쌀과 쌀 생산을 위한 비료였다.


이외에도 쌀에 대해 이야기 할 소재들이 많다. 바로 쌀과 쌀을 먹는 공동체의 문화 속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쌀은 지나온 세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사람들과 함께 했다. 이념, 국가, 종교, 계층, 관습 등을 초월해서 말이다. 우리에게 쌀은 곧 화(和)였다.


이러한 화(和)는 여러개의 ‘화’로 표현할 수 있다. (책의 목차와 내용은 아래와 같이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 낼 수 있다)



1.

華(빛날 화). 평화는 우리민족의 찬란한 유산이다.

禍(재앙 화). 평화는 재앙을 막는다.

㭉(칼 이름 화). 평화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든다.

擭(덫 화). 평화는 이념의 덫에서 탈출이다.

盉(조미할 화). 평화는 우리의 삶에 균형을 잡아준다.



2.

花(꽃 화). 평화는 아름다움이다.

畫(그림 화). 평화는 새로움을 위한 디자인이다.

化(될 화). 평화는 문화의 발현이다.

貨(재물 화). 평화는 경제의 번영이다.

糀(누룩 화). 평화는 변화와 혁신을 이룬다.



3.

靴(신 화). 평화는 움직임과 실천이다.

驊(준마 화). 평화는 준비된 일꾼들의 몫이다.

划(삿대 화). 평화는 여러 영역들의 모음이다.

話(말씀 화). 평화는 스토리텔링이다.

火(불 화). 평화는 청년세대의 열정이다.



4.

墷(샘 솟는 곳 화). 평화는 미래의 샘물이다.

啝(순할 화). 평화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澕(깊을 화) 槬(넓을 화). 평화는 깊고 넓은 생각에서 나온다.

譁(시끄러울 화). 평화는 다양한 의견을 포용한다.

俰(화할 화) 惒(화할 화). 평화는 사람의 마음이 서로 통할 때 이루어진다.



이 처럼 평화의 의미를 다양한 한자의 ‘화’자들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