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한국과 지리상으로 지구 정반대편에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많다. 브라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축구다. 축구와 브라질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다. 그리고 브라질은 넓은 국토에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고 있고 열정적인 쌈바 축제도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 만큼 브라질의 사회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하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국가 채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나라중에 하나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툭하면 국가 부도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는 새로운 사회적 실험들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내륙을 개발할 목적으로 수도를 옮기기도 했고 사탕수수액으로 가는 자동차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세계 최고의 환경 도시인 구리찌바도 건설했다. 어디 이뿐인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이고 노동자로 일하며 손가락이 절단되는 아픔을 가진 사람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통령까지 당선되는 나라다.
또한 자본주의가 탄생된 이후 처음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사회적 증권거래소’ 역시 브라질에서 태어났다. 사회적 증권거래소(Social Stock Exchange)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소에 상장시킨 후, 윤리적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공급받는 주식시장을 말한다.
사회적 증권거래소는 2003년 브라질에서 마케팅 사업가 켈소 그레코 (Celso Grecco)의 제안으로 처음 개설 되었다. 그레코 30대 시절에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컨설팅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탈리아의 타이어 제조업체 피렐리, 브라질의 화장품 및 욕실용품 생산업체 나투라가 그의 고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레코는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다가 멈추곤 하는 브라질 경제는 수백만 명을 낙오자로 만들었다. 그런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자선사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도움을 요청하는 수많은 손길 가운데 어떤 손을 잡아주느냐는 것이었다. 그레코는 상파울루 증권거래소 보베스파 측에 한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보베스파의 웹사이트에 자선사업 거래 공간을 만들고, 지원금을 필요로 하는 엄선된 자선단체들과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연결해 주자는 취지였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의 사회적 증권거래소가 탄생하게 되었다.
사회적 증권거래소는 일반 거래소처럼 주식을 상장시켜 자유롭게 거래하는 곳이지만 상장된 기업들의 성격이 비영리단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점과 주식을 산다는 것이 기업의 지분을 사거나 경영의 직접적 참여 혹은 현금 배당과 같은 행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투자한 사회적 기업의 투명한 경영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명예 주식인 '사회적 주식(Social Shares)'을 산 셈이다.
각종 사회 및 환경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비영리 단체가 용이하게 펀딩을 받을 수있게 하기 위해 처음 탄생한 브라질 사회적 증권거래소 2003년 개설이래 71개 사회적 프로젝트에 550만 달러의 자본을 조달하며 사회적 증권거래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영리단체에게는 자신들의 가치를 알리며 투자자금을 유치 할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적 증권거래소는 기존의 주식시장 시스템을 응용하여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는 기업과 단체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자본주의 위코노미 시대 새로운 나눔의 모습이다.
브라질에 사회적 증권거래소가 개설된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와 유사한 거래소를 열었으며, 인도, 뉴질랜드, 포르투갈, 태국 등이 타당성 검토해 착수했다. 또 영국과 독일이 이르면 2009년에 사회적 증권거래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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